대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경제 사령탑 공백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경제 운영만이라도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7일 한 방송에 출연해 “경제 문제는 하루도 늦출 수 없다”며 “기왕에 경제부총리 후보가 나왔으면 이번주 내라도 국회에서 검증해 결정하자”고 말했다. 야권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거취와 별개로 경제사령탑만이라도 먼저 국회 인준 절차를 밟자는 의도다. 안 전 대표는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이 전혀 없는 상태로 하루하루가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무총리의 경우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지만 경제부총리는 소관 상임위에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과정만 거치면 된다.
일각의 주장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난 뒤 여야가 합의로 새 총리를 선임한다면 이후 신임 총리의 제청을 받아 국무위원을 임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경제부총리 임명도 원점에서 재검토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 컨트롤타워 공백 사태가 계속되면 앞선 경제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외환위기 때는 김현철씨 비리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국정공백 사태가 발생했었다”며 “산업 구조조정 등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해 대선 때까지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금융감독원 합동 시장점검회의에서 현 경제 상황을 여리박빙(如履薄氷·얇은 얼음을 밟듯 위험한 상황)과 같다고 진단했다. 임 위원장은 “필요하면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에 따라 한 치의 머뭇거림 없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권지혜 기자 nukuva@kmib.co.kr
“경제부총리라도…” 안철수, 先검증 주장
입력 2016-11-07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