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밤에 방송되는 MBC TV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가 9일 500회를 맞는다.
‘라디오스타’는 2007년 5월 ‘무릎팍 도사’가 메인 프로그램이었던 ‘황금어장’의 작은 코너로 시작됐다. 당시 ‘무릎팍 도사’에 대형 스타라도 출연하는 날이면 평균 15분 안팎이던 분량은 사정없이 줄었고, 가끔은 아예 방송되지 않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진행자들은 방송 말미에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제발∼”이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라디오스타’가 큰 전환점을 맞은 것은 2011년 1월 갑작스럽게 불거진 강호동의 세금 문제로 ‘무릎팍도사’가 폐지되면서부터다. 곁방살이 신세에서 메인이 된 ‘라디오스타’는 토크쇼로서 본격적으로 만개하기 시작했다.
‘라디오스타’가 평일 예능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 것은 MC들의 독설과 돌직구 질문 덕분이다. 초기부터 함께한 윤종신과 김구라, 2007년 9월 신동 후임으로 합류한 김국진과 2011년 10월 김희철 후임으로 투입된 규현까지 네 MC는 각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김구라가 집요하게 화젯거리를 캐내는 동안 윤종신은 ‘깐족’이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풀어간다. 그리고 김국진이 전반적인 진행을 맡는 동안 규현은 중간중간 끼어들며 양념을 친다.
황교진 PD는 7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프로그램이 차별화되는 지점은 솔직하고 당당한 ‘속물성’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을 대신해 MC가 게스트에게 평소 궁금한 부분을 묻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게스트를 섭외할 때 솔직하게 답할 수 있는 분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고 답했다.
‘라디오스타’의 솔직한 토크 덕분에 게스트들은 포탈에서 실시간 검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목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라디오스타’를 발판으로 다른 프로그램의 섭외를 받는 게 공식처럼 됐다. 그동안 ‘라디오스타’가 배출했거나 재발견한 스타는 박나래 강균성 등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다.
황교진 PD는 “게스트들이 잘 된 후 ‘라디오스타’가 키웠다는 얘기를 할 때 정말 기쁘다”면서 “그런데 500회를 앞두고 ‘라디오스타’가 키운 스타 설문조사를 해보니 박나래가 아니라 규현이었다. 슈퍼주니어 멤버인지도 몰랐던 규현이 MC를 하면서 존재감이 엄청나게 커졌다”고 웃었다.
물론 ‘라디오스타’도 그동안 적지 않은 위기를 겪었다. 신정환의 해외원정 도박, 김구라의 위안부 할머니 폄하 발언, 유세윤의 음주운전 자수 등으로 갈림길에 섰지만 특유의 솔직함으로 위기를 잘 넘겨 왔다. 등락이 있지만 최근 평균 시청률 7∼8%대로 여전히 평일 심야예능의 강자로 군림 중이다. 지난달 19일 김국진의 연인 강수지 등이 출연한 497회는 평균 시청률 10.4%를 기록하기도 했다.
9일 방송되는 500회 특집에는 ‘라디오스타’ MC로 활약했던 슈퍼주니어 김희철, 유세윤과 ‘무릎팍도사’를 함께했던 이수근, 올라이즈 밴드가 출연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황금어장-라디오스타’ 황교진 PD “500회 비결? 우리만의 속물성이죠”
입력 2016-11-09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