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성민 승부조작 은폐… KT에 지명된 뒤 10억 챙겨

입력 2016-11-07 18:30
NC다이노스 구단 관계자들이 범행을 은폐하는 대화 내용.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프로야구 롯데 투수 이성민이 2014년 당시 NC 선수로 뛰면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밝혀졌으나 NC 구단이 이를 은폐하고 KT에 지명되도록 해 10억원을 편취한 사실이 밝혀졌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스포츠 구단의 승부조작 은폐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한 NC다이노스 배모 구단장과 김모 운영본부장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또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한 KIA 유창식(24)과 롯데 이성민(27) 등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7명, 불법도박 관련자 10명 등 모두 17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승부조작을 부탁한 브로커 김모(32)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브로커 김모(3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NC 이재학(26) 선수는 승부조작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고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유창식 선수는 브로커 김씨에게 2회에 걸쳐 300만원을 받고 2014년 4월 1일과 19일 열린 삼성과 LG와의 경기에서 1회초 볼넷을 내주는 수법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다. 이성민 선수도 또 다른 브로커의 제의로 같은 해 7월 4일 LG와의 경기에서 1회초 고의로 볼넷을 내주고 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NC 구단은 당시 소속이었던 이 선수의 승부조작 혐의를 알았지만 구단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신생 구단인 KT 위즈에서 특별 지명을 받게 하고 10억원에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와 친분 있는 사회 선후배들이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각 20만∼2억3000만원을 베팅하는 등 총 7억원 상당의 도박 행위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1회 볼넷으로 승부조작을 하고는 마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해 감독이나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승부조작 사범 및 불법 도박 행위 등을 지속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정부=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