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대선 향방을 뒤바꾼 9번의 터닝포인트’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백악관을 향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대장정을 조명했다.
①크루즈의 공화당 경선 포기: 5월 3일 공화당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유권자는 다른 선택을 했다”며 경선을 포기했다. 인디애나주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패한 직후였다. 이후 트럼프는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에 올랐다.
②FBI, ‘이메일 스캔들’ 불기소: 미 연방수사국(FBI)은 7월 5일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끝내고 법무부에 불기소를 권고했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임 당시 개인 서버로 이메일을 주고받았지만 범법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면죄부를 받은 클린턴은 대권가도에 박차를 가했다.
③트럼프, 참전용사 부모 조롱: 7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변호사 키즈르 칸은 “헌법을 읽어봤느냐”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칸의 아들은 이라크전에서 희생된 무슬림 후마윤 칸 대위다. “부부가 연사로 나섰는데 칸만 발언한 것은 (무슬림) 여성은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대응한 트럼프는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④트럼프 선거캠프 수장 교체: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던 트럼프는 8월 17일 선거캠프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보수 성향 매체 브레이브바트뉴스 창업자 스티브 배넌을 최고경영자에 임명했다. ‘길거리 싸움꾼’ 배넌이 앞장서면서 트럼프는 특유의 ‘막말 전략’으로 회귀했다.
⑤9·11 행사장에서 휘청거린 클린턴: 뉴욕에서 열린 9·11테러 추모행사에서 더위를 먹고 휘청거리며 차량에 실려가는 클린턴의 모습이 포착됐다. 클린턴은 폐렴을 앓는 사실을 공개하며 유세를 일시 중단했고, 트럼프가 제기한 ‘건강이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⑥트럼프, 첫 TV토론 패배: 8400만명이 지켜본 9월 26일 1차 TV토론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패배한다. 클린턴은 시종일관 트럼프를 압도했다. CNN 여론조사에서 62%가 클린턴의 손을 들었다.
⑦트럼프의 음담패설 파문: 지난달 7일 WP는 ‘음담패설’ 녹취록을 폭로했다. 트럼프는 2005년 여성의 실명을 거론하며 “스타가 되면 여자의 몸을 만지거나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고 떠벌렸다. 이어 성추문이 잇따라 불거지며 위기에 처했다.
⑧트럼프의 대선 불복 논란: 지난달 19일 3차 TV토론에서 트럼프는 대선 승복에 대해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밝혀 불복 논란을 일으켰다. 다음날 오하이오주 유세에서도 트럼프는 “대선 결과를 수용하겠다. 다만 내가 이길 경우에만”이라고 언급하며 파문을 더했다.
⑨FBI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지난달 28일 FBI가 재수사 방침을 밝힘에 따라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은 대선 향방을 가를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도 좁혀졌다. 그러나 6일 FBI가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글=신훈 기자 zorb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2016 미국의 선택] 대선판 뒤흔든 아홉번의 순간
입력 2016-11-08 04:12 수정 2016-11-08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