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정 교과서 ‘총대’·정유라 비호 배경? 강은희 여가부 장관 후원회장은 이승윤 전 부총리

입력 2016-11-07 18:23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 특별위원회 간사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섰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의 후원회장이 박정희 정권에서 국회의원 등을 역임한 이승윤(85) 전 경제부총리로 확인됐다. 이 전 부총리는 “박 전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 5·16은 명량대첩”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이 전 부총리는 내년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을 추진하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다. 역사학회 등은 국정화의 ‘불순한 의도’가 드러났다며 백지화를 요구했다.

7일 강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개설해 운영한 인터넷 블로그를 보면 이 전 부총리가 후원회장으로 나와 있다. 이 전 부총리는 “강은희는 우리 한국정치에 변화와 희망을 주는 일꾼”이라며 후원 모금을 요청하고 있다(사진 참조). 이 전 부총리는 강 장관 국회 입성 직후인 2012년 8월부터 장관으로 임명된 지난해 12월까지 후원했다.

강 장관은 국정화 추진의 축이었다. 역사교과서개선 특위 간사로 여론전을 펴고 국정화 논리를 개발했다. 청와대에선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정부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새누리당에선 강 장관이 대표 주자였다. 지난해 11월 13일 김 전 수석 등과 당정청 회의를 열어 ‘복면 집필’ 방침을 확정했다. 강 장관이 이 공을 인정받아 장관으로 발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에는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 특혜 입학 등을 국회의원시절에 비호해 ‘최순실 보은인사’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부총리는 지난 2일 ‘광화문 박정희 동상’ 추진 방침을 밝힌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 고문이다. 1976∼1980년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지명하는 유신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두 차례 했다. 2014년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5·16쿠데타를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태헌 고려대 교수는 “(과학 교사였던) 강 장관이 국정화에 앞장선 데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 전 부총리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고, 한상권 덕성여대 교수는 “국정화 추진 세력이 누군지 연결고리가 일부 드러났다” 평가했다.

강 장관은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국정화는 의정활동에서 얻은 소신이다. 2012년 6월 텔레비전 토론회를 인연으로 이 전 부총리에게 후원회장을 부탁했고 상징적 활동만 했다. 박정희 기념사업을 하는 분들과 국정화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 전 부총리는 “후원회장 이름만 걸어놓고 실질적 활동은 안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만큼 위대하므로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도경 홍석호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