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마사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씨 일가 부당지원 논란에 휩싸인 삼성과 전경련, 마사회 모두에 현 회장은 직간접적 연관성이 있다. 현 회장이 최씨와 연결돼 있다는 마사회 내부 증언도 나왔다.
7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독일 거주 당시, 당시 박재홍 마사회 승마감독이 독일에 파견됐다. 현 회장은 정씨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국감에서 “정씨 한 명만을 위해 마사회가 박 감독을 파견 보낸 것 아니냐”는 김 의원 질문에 승마협회가 보낸 것으로 자신은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김 의원이 공개한 박 감독과 마사회 내부 인사의 통화녹취록에서 박 감독은 “당시 최순실 측으로부터 현 회장이 파견에 동의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현 회장과 최순실, 그들끼리는 다 연결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폭로했다.
앞서 현 회장은 마사회장 취임 직후인 2014년 1∼5월 마사회 소유 마방과 승마장을 정씨에게 무상 사용하게 하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현 회장을 국감 위증 혐의로 검찰 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여러 차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실세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10년간 감사원에서 근무한 현 회장은 1989년 호텔신라 부사장으로 변신했다. 이후 15년간 ‘삼성맨’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했다. 삼성을 떠난 뒤에는 2003년부터 2년간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했다. 그 당시 현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현 회장을 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 관계자는 “실세 전경련 부회장의 시초는 현 회장”이라고 말했다. 현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고, 정권 출범 직후인 2013년 5월 창조와 혁신이라는 연구단체를 설립했다.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특별회원으로 있던 이 단체는 정부의 청년 해외취업 사업을 따내는 등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현 회장은 같은 해 12월 임기를 1년 남기고 돌연 사퇴한 장태평 마사회장 후임으로 임명됐다. 이후 인사 전횡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지만 건재를 과시했다.
다음달 4일 임기가 만료되지만, 관련법상 임기만료 2개월 전에 꾸려져야 할 후임 인선을 위한 인사위원회는 구성되지 않고 있다. 현 회장은 하마평에 오른 농림축산식품부 출신 고위 관료를 배제한 채 연임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현 회장 연임 여부에 대한 검토가 늦어지면서 후임 회장 선출을 위한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현명관 마사회장이 키맨?
입력 2016-11-07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