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긴 돈 증권사가 알아서 관리… 일임형 개인연금상품 나온다

입력 2016-11-07 18:38

증권사가 고객 대신 운용해주는 개인연금상품이 출시된다. 여러 상품에 분산된 개인연금자산을 한데 관리할 수 있도록 가상 개인연금계좌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인연금법 제정안을 7일 발표했다.

제정안은 연금상품 도입 근거에 투자일임형 연금상품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가 일임형 상품을 통해 연금시장에 진출할 발판이 마련된다. 일임형 상품은 펀드나 신탁으로 운용되는 연금상품과 달리 변동이 잦은 현 금융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 한 금융사의 여러 상품에 분산된 자산은 가상계좌를 통해 한번에 관리할 수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지금껏 방치된 개인연금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평했다. 송 연구위원은 “선택폭이 넓어진 만큼 수수료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이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처럼 위험성에 따라 상품 라인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전환되는 라이프사이클 펀드나 로보어드바이저(자산관리자동화 서비스) 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법안 시행까지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새 상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 증권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상품이 나온 건 없다”면서도 “한 계좌에 다양한 상품을 넣어 한번에 관리하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소득공제를 받는 개인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한데 묶는 상품 두 갈래 정도가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