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씨 모녀 독일체류 편의 등 제공… 비덱스포츠 한국지사장 소환 ‘역할’ 추궁

입력 2016-11-07 18:15 수정 2016-11-08 00:15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순실(60·구속)씨의 개인 회사 비덱스포츠의 한국지사장 장모(64)씨를 7일 소환해 조사했다. 장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여러 여행사를 경영해왔고, 최씨 모녀의 해외 체류를 도와준 이로 지목돼 있다. 그는 최씨의 아지트였던 서울 논현동 카페 운영업체 임원이기도 했다.

검찰은 여행업계에서 오래 일한 장씨가 최씨와 딸 정유라(20)씨 등의 출국 과정에 유의미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장씨를 이날까지 세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장씨는 현재 서울 연지동 W투어에 사내이사로 등재된 여행알선 사업자다. 장씨는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4년 3월 이전에는 2003년 9월부터 V여행사를 경영해 왔다. 장씨는 W투어에 동업을 제안하던 당시 “단독으로 하는 여행사업이 잘되지 않는다. 이곳 회사에 적(籍)만 두게 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V여행사를 폐업한 뒤 W투어에서 고객 요청에 따라 비행기 티켓 등을 알아보는 업무를 봤다. 장씨는 고객 관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고, 1년여 전부터 사무실에 나오지 않았다. W투어 관계자는 “장씨가 ‘새로운 곳에 취직했다’고 해서 어디인지 굳이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씨가 각종 최씨 개인 회사들의 경영에 개입한 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장씨는 지난해 6월까지 논현동 카페 ‘테스타로싸’ 운영 업체였던 세온의 등기이사였다. 이후에는 최씨가 지난 2월 독일에 설립한 비덱스포츠의 한국지사 운영을 맡았다. 비덱스포츠 전신인 코레스포츠에는 삼성전자가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지원했고, 이 돈 가운데 일부는 정씨의 명마 구입에 쓰인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장씨는 최씨에게 체육 사업을 함께할 이를 소개하기도 했다. 더블루케이의 초대 대표였던 조모(57)씨는 “장씨가 스포츠 분야에서 일할 인력을 채용한다며 이력서를 내라고 했다. 장씨에게 이력서를 제출한 뒤 1주일 만에 최씨 면접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장씨는 국민일보에 “찻집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다. 지구가 멸망해도 그런 일은 아니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검찰은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들도 소환,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사이에 벌어진 비공개 면담과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직접 독려했는지 살피는 과정이다. 재단 출연 대기업들을 전담으로 수사할 별도 팀도 꾸렸다.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는 이날 박 대통령 일정이 담긴 다이어리를 임의제출받았다.











황인호 이경원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