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는 없다” 김병준 재차 확인

입력 2016-11-07 18:10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7일 “크고 좋은 난로가 빨리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라며 국회 합의로 총리 후보자를 낼 경우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자진사퇴 요구에는 응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김 내정자는 “엄동설한에 작은 화로라도 한번 돼볼까 하는 심정”이라고 자신의 처지를 표현했다. 국정 중단 위기 속에 총리로 지명된 소임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좋고 아주 큰 성능 좋은 난로가 오면 작은 화로는 그냥 없어지는 것”이라며 “청와대와 여야가 합의해 좋은 후보를 낸다면 제가 걸림돌이 될 이유가 없다”는 말로 자신이 물러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추위가 강해지는데 손난로라도 돼서 이 어지러운 국정에 어떤 형태로든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진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의 이 같은 선문답은 자신의 진퇴가 여야의 극한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협상카드’로 쓰여도 무방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야권 인사를 만나 직접 설득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청와대나 여야가 풀 문제이지 제가 설득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자신의 문제를 포함한 책임총리제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청와대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는 “(책임총리 언급이) ‘왜 없지? 왜 빠졌을까?’ 하는 정도지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자신이 추천한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가 광화문광장 굿판에 참여하고, ‘전생체험을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백 내정자는 봉사활동을 굉장히 많이 하면서 다양한 집단을 많이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