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장관으로 내정된 박승주(64·사진)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무속행사’에 주요 진행자로 참가하고 40여 차례 전생 체험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YTN 보도에 따르면 박 내정자는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 ‘국중대회 대한민국과 환(桓)민족 구국천제 재현 문화행사’에 참석했다.
박 내정자는 당시 한복 차림으로 하늘에 올리는 편지 ‘고유문’을 직접 낭독했다. 제사장을 맡은 여성은 “거룩하신 하느님, 부처님 모든 신들이시여”라며 신들을 불러 모았고 검은 옷과 붉은 옷을 입은 12명이 굿과 비슷한 무속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J문화예술인총연합회가 주관했는데 박 내정자는 이 단체 부총재로 참석했다. 올해 창립된 이 단체의 총재는 1990년대 토속 종교활동을 벌인 안소정(여)씨가 맡고 있다.
박 내정자는 여성부 차관 퇴직 직후인 2009년부터 안씨와 사제의 연을 맺고 큰 스승으로 모시며 명상을 배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3년 자신의 수련 경험을 정리해 ‘사랑은 위함이다’란 제목의 명상집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명상을 통해 47회나 전생을 봤다고 주장했고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 장군을 만나 조선 말기 왕의 일기인 ‘일성록’을 건네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월 무속행사에 대해 “행사 내용은 잘 모르고 천제를 재현한 문화행사에 재능기부 차원에서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평상시 국가적으로 대한민국 위상 제고와 민족정기 선양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부드러워지고 낮아지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박 내정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은 박 내정자에 대해 “‘무속 장관 내정자’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안전 문제는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해야 하는데 영적인 것만 가지고 대비가 될까 걱정이 많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사퇴 의사 제출 여부를 묻자 박인용 현 국민안전처 장관은 “없었다. 저는 평생 몸뚱이 하나 가지고 산 사람이다”고 답해 회의장에 웃음이 터졌다.
라동철 선임기자, 강준구 기자 rdchul@kmib.co.kr
굿판 참석 제문 읽고 47차례 전생체험 주장… 박승주 내정자는 무속인?
입력 2016-11-07 18:02 수정 2016-11-07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