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쩐의 전쟁’… 100억 대박 터지나

입력 2016-11-07 18:46
프로야구에서 ‘쩐의 전쟁’이 시작된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다. 올해 FA는 역대 최대어들이 대거 포함돼 사상 첫 4년 100억원 계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2017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FA 자격 선수는 이현승 김재호 이원석(이상 두산), 용덕한 이호준 조영훈(이상 NC), 봉중근 우규민 정성훈(이상 LG), 양현종 나지완(이상 KIA), 김광현 김승회(이상 SK), 황재균 이우민(이상 롯데), 차우찬 최형우(이상 삼성), 이진영(kt) 등 총 18명이다.

2017년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인 이달 9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는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신청 마감 다음날인 10일 FA 승인 선수로 공시한다. FA 승인 선수는 공시 다음날인 11일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선수 중 투수 쪽에선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야수 쪽에선 최형우가 ‘대어’급으로 평가받는다. 김광현은 명실상부한 한국의 좌완 에이스다. 2007년 SK에 입단한 이후 10년간 108승 63패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거뒀다. SK의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의 주역이다. 김광현과 같은 해에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프로 통산 10시즌 동안 87승 60패 9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200이닝을 돌파했다. 이닝이터 능력과 꾸준함이 양현종의 무기다.

왼손 파이어볼러 차우찬은 올해 12승 6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무너진 삼성 마운드를 홀로 지켰다. 최형우의 경우 올 시즌 0.376 31홈런 144타점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4년 연속 3할 타율과 29개 이상의 홈런을 쳤을 정도로 파워와 꾸준함이 그의 장기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FA 계약은 지난해 박석민이다. NC 다이노스와 4년 최대 9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투수는 KIA 윤석민(4년 90억원)이다. 그런데 이들 대어 4인방은 박석민과 윤석민보다 실력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준척급에서도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롯데 3루수 황재균은 ‘빅4’만 없다면 대어급으로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LG 사이드암 우규민도 훌륭한 선발 자원이다. 이밖에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물샐틈 없는 수비로 팀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몫했다. KIA의 4번타자 나지완도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이호준 정성훈 이진영 등은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 줄 선수들이다.

다만 사상 최초 4년 100억원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메이저리그행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낙방한 경험이 있다. 차우찬과 최형우는 구단에서 돈을 풀지가 관심사다.

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됐다. 제일기획은 FA보다 육성 쪽으로 구단 방향을 튼 상태다. 예년에 비해 ‘큰손’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최근 수년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한화 이글스는 이번 FA에서 지갑을 닫기로 결정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