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미술계의 강력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미술대학은 설립되지 못했다. 숙원은 광복 이후에야 이뤄졌다. 1946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던 경성대학과 전문대학이 합쳐져 국립서울대가 생겨나며 그 안에 미술대학이 처음 생긴 것이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은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1950∼70년대 미술대학의 태동기 모습을 담은 사진전 ‘사진(寫眞)하다: 미술대학의 옛 모습들’을 열고 있다. 정영목 미술관장은 “낭만과 꿈을 갖고 입학한 약관의 청년들은 지금 백발의 노인이 되어 있을 것”이라며 “60여년 전 아날로그 사진에서 시간의 간극이 만들어낸 경건함과 여운을 느끼기 바란다”고 소개했다.
초기 종로구 이화동 캠퍼스는 단층 건물 몇 개에 불과했지만 주변의 대학천은 ‘세느강’으로, 그 위 다리는 ‘미라보 다리’로 불리는 낭만이 있었다. 벽에 붓글씨로 써서 붙이던 합격자 발표 장면, 입학과 졸업 사진, 모델 수업, 스케치 여행 등 당시의 캠퍼스 모습과 학교생활, 전시회를 담은 흑백사진은 한 시대의 풍속사 같다. 서울대 미대는 1958년 미네소타 대학과 국제교류전을 갖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했다. 1973년 제23회 서울대 미전을 알리는 아치형 대형 알림판이 광화문에 내걸린 사진도 볼 수 있다. 상업 갤러리가 자리잡기 전이었던 만큼 당시 서울대 미대 전시가 갖는 영향력은 컸던 것이다.
김종영, 장발, 김세중, 김흥수 등 미대 교수들의 작품과 1959년 입학생 단체사진 속에 나오는 곽훈, 최욱경, 이종상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진은 1회 졸업생인 고 성낙인씨가 찍은 것이다. 전시는 30일까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서울대 미술대학 1950∼70년대 모습은…
입력 2016-11-07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