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미술대학 1950∼70년대 모습은…

입력 2016-11-07 21:07
초창기 미대 실기수업 장면. 모델을 세워놓고 학생들이 데생을 하고 있다. 서울대미술관 제공

일제 강점기 미술계의 강력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미술대학은 설립되지 못했다. 숙원은 광복 이후에야 이뤄졌다. 1946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있던 경성대학과 전문대학이 합쳐져 국립서울대가 생겨나며 그 안에 미술대학이 처음 생긴 것이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은 서울대학교 개교 70주년을 맞아 1950∼70년대 미술대학의 태동기 모습을 담은 사진전 ‘사진(寫眞)하다: 미술대학의 옛 모습들’을 열고 있다. 정영목 미술관장은 “낭만과 꿈을 갖고 입학한 약관의 청년들은 지금 백발의 노인이 되어 있을 것”이라며 “60여년 전 아날로그 사진에서 시간의 간극이 만들어낸 경건함과 여운을 느끼기 바란다”고 소개했다.

초기 종로구 이화동 캠퍼스는 단층 건물 몇 개에 불과했지만 주변의 대학천은 ‘세느강’으로, 그 위 다리는 ‘미라보 다리’로 불리는 낭만이 있었다. 벽에 붓글씨로 써서 붙이던 합격자 발표 장면, 입학과 졸업 사진, 모델 수업, 스케치 여행 등 당시의 캠퍼스 모습과 학교생활, 전시회를 담은 흑백사진은 한 시대의 풍속사 같다. 서울대 미대는 1958년 미네소타 대학과 국제교류전을 갖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했다. 1973년 제23회 서울대 미전을 알리는 아치형 대형 알림판이 광화문에 내걸린 사진도 볼 수 있다. 상업 갤러리가 자리잡기 전이었던 만큼 당시 서울대 미대 전시가 갖는 영향력은 컸던 것이다.

김종영, 장발, 김세중, 김흥수 등 미대 교수들의 작품과 1959년 입학생 단체사진 속에 나오는 곽훈, 최욱경, 이종상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진은 1회 졸업생인 고 성낙인씨가 찍은 것이다. 전시는 30일까지.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