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바다에서 양식한 연어를 식탁에서 맛볼 수 있게 됐다. 세계 최대 소비량을 자랑하는 연어를 국내에서도 대량 생산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나아가 수출품목으로도 육성된다.
해양수산부는 8일부터 강원도 고성의 외해 가두리에서 양식한 국산 연어 500t을 출하한다고 7일 밝혔다. 아시아에서 연어 양식에 성공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연어류는 우리 국민이 광어 다음으로 많이 찾는 양식어종이다. 국내 연어 소비는 2010년 1만2000t에서 2015년 3만4000t으로 5년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만 국내 연어 수요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만2000t이 수입됐다.
연어는 생육 최적 수온이 17도 이하인 한해성 어종이다. 수온이 20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폐사한다. 이에 여름철 수온이 20도를 웃도는 우리 바다에서는 양식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국내 수산업체 ㈜동해STF는 수심 25m까지 내려갈 수 있는 가두리를 활용해 수온을 15∼18도로 유지하며 연어 양식에 성공했다.
이 업체는 2014년 캐나다에서 수입한 연어 알을 육상의 양식장에서 부화한 뒤 10개월간 최대 400g까지 키웠다. 이어 2015년 3월 고성에 있는 외해 가두리에 연어 종자를 넣고 양성했고, 올해 10월 연어는 5㎏까지 자랐다.
세계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수산물인 연어의 연간 생산량은 424만t이다. 교역액은 2011년 기준 179억 달러 수준이다. 세계 최대 연어 생산국인 노르웨이에서 연어는 석유, 천연가스에 이은 3위 수출품목이다. 연어를 판매하는 노르웨이 대표기업인 ‘마린하베스트’는 연간 매출액이 4조원에 달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도 노르웨이처럼 연어 생산을 적극 확대한다면 수입 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김이나 굴 같은 대표 수산물 수출품목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 기술로 양식에 성공한 대표 수산물은 광어·우럭·전복 등이다. 특히 시중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광어는 이미 ‘국민생선’으로 불린다. 198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광어 양식이 시작되면서 생산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생산된 양식 광어는 총 4만5759t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보다 광어 양식을 먼저 시작한 일본도 자국 소비량의 25%를 한국에서 사들이는 상황이다. 보양식으로 꼽히는 전복도 대량 양식이 본격화된 2003년 이후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져 대중화에 성공했다.
이밖에 다양한 어종이 앞으로 양식을 통해 국내산으로 유통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한국이 뱀장어 완전양식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개발 성과를 거뒀다. 참다랑어는 대량 양식이 임박해 2018년 이후에는 국내산 양식 참다랑어가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기획] 우리 바다서 자란 ‘양식 연어’ 식탁 오른다
입력 2016-11-07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