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트럼프 당선되면… ” 떨고 있는 멕시코

입력 2016-11-07 18:35 수정 2016-11-07 21: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AP뉴시스

멕시코는 어느 나라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낙선을 바라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에 대비해 충격을 최소화할 ‘비상대책’ 마련에도 고심 중이다. 미 워싱턴포스트와 CNN머니는 5일(현지시간)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트럼프 당선이 경제에 몰고 올 ‘허리케인’에 대비해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당장 멕시코 수출이 흔들린다. 트럼프는 미국으로 들여오는 멕시코 생산품에 관세 35%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지 않으면 폐기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멕시코는 생산품 80%를 미국으로 수출한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 달러 대비 19페소를 웃도는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21∼29페소까지 폭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알프레도 코우티뇨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멕시코에서 투자자들이 달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소화는 미 대선 판세의 가늠자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페소화 가치가 떨어진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해 무혐의로 종결짓자 7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페소화 가치는 달러 대비 2% 이상 상승했다.

미국-멕시코 간 장벽 건설과 비용 부담도 멕시코가 당면할 수 있는 과제다. 트럼프는 지난 8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나 국경에 장벽을 쌓고 그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니에토 대통령은 “멕시코가 비용을 내는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의 당선을 두려워하는 나라는 멕시코 외에도 많다.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 금지라는 극단적 공약을 내놓았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이 꺼릴 수밖에 없다. 이란은 트럼프 집권 시 미국과의 핵 협상 마무리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가 무역적자 문제로 자주 중국을 비난해왔기에 중국 역시 트럼프의 당선을 바라지 않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