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출신인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까지 깊숙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도대체 최씨 국정농단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련 정황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들의 절망감만 깊어갈 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감독은 “최씨 측근이 (지난해 10월) 나한테 전화를 걸어 현명관 마사회장이 오케이했으니 독일로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현지훈련 지원을 위해 지난해 독일로 파견을 갔다 오는 등 정씨와 대한승마협회, 마사회 사이의 관계 등을 잘 아는 인물이다.
정씨의 독일 승마 연수를 위해 승마협회가 만든 ‘중장기 로드맵’의 초안을 사실은 마사회가 작성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현 회장을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7일 밝혔다. 김 의원은 현 회장이 지난달 13일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정씨를 지원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에 마사회가 참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안 그렇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2일 입수한 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 한글 파일의 문서정보를 조회하면 문서의 초기 작성자가 한국마사회로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현 회장과 최씨의 커넥션 가능성은 2014년에도 무성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현 회장이 부임 이후 정유라가 마사회 소속만 사용할 수 있는 ‘201호 마방’에 말 3마리를 입소시키고 월 150만원의 관리비도 면제받고 별도 훈련을 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현 회장은 이 외에도 부임 이후 이런저런 논란에 많이 휩싸였다. ‘이사회는 현 회장 친목회’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자신의 인맥을 곳곳에 포진시키는 등 조직을 사유화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가깝다는 점을 내세우는 등 위세를 드러내며 방만 경영을 일삼았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런 와중에 최순실 관련 개연성까지 탄력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전경련·마사회와 최씨를 잇는 연결고리란 설도 무성하다. 현 회장은 당장 물러나고 검찰은 엄정하게 수사해 그를 둘러싼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한다.
[사설] 현명관 마사회장에 대한 조사 필요하다
입력 2016-11-07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