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사람의 마음을 대화로 움직일 수 있을까. 누군가 분한 감정을 토로해오면 먼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들어 주어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군요” 등의 공감적 경청을 한 뒤 상대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정리해 들려준다. 이 과정을 통해 상대는 분한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다.
한국가정사역협회는 7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분노를 다스리는 대화법’을 주제로 ‘제7차 가정사역 콘퍼런스’를 열었다. 미국 패밀리터치 정정숙 원장이 체계적인 단계로 이루어진 ‘마음을 움직이는 10가지 대화 기술’을 제시했다. 정 원장은 미연방정부가 인증하는 ‘관계 향상 프로그램’을 8년 동안 진행했다.
정 원장은 대화는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며 대화 기술이 부부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존 가트만 박사의 연구를 예로 들며 부부 대화 내용을 15분만 관찰하면 결혼생활을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혼으로 가는 부부의 첫 신호는 비난과 불평으로 대화의 첫 마디를 시작하는 것이다. 두 번째 신호는 무시하는 말투, 빈정대는 표정이나 몸짓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다. 세 번째 신호는 침묵과 공격의 사이클이 생기면서 분노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 벽이 생기고 함께 있기조차 싫은 상황이 된다며 이때 대화 기술을 적용하면 관계회복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또 정 원장은 ‘대화의 지도(map)’를 가지고 대화에 임하라고 제시했다. ‘사건에 대한 설명-사건에 대한 자신의 생각-사건에 관련된 자신의 관심사와 염려-바램’의 순서를 가지고 대화를 시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관심과 염려부분(감정)은 말하지 않아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이외에 표현의 기술, 토의 기술, 코칭 기술, 용서 기술, 갈등해결 기술 등 10가지 대화 기술을 워크숍과 강연으로 인도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주제 강연과 포럼으로 진행됐다. 포럼은 김윤희 학회장의 사회로 전혜련 라브리 위기가정회복센터 소장(비폭력 커뮤니케이션), 이희범 한국가정사역협회 회장(예수 커뮤니케이션), 조병민 글로벌상담소 소장(창조적 커뮤니케이션)의 발표로 진행됐다. 글·사진=이지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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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으로 가는 부부, 첫 신호는 비난과 불평”
입력 2016-11-07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