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三多)의 섬’ 제주가 전국 시도 중 비만, 고도비만, 복부비만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시군구 중에선 인천 옹진군의 비만율이 가장 높아 2명 중 1명 정도가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10년간 지방 섭취 증가와 남성 비만 인구 증가로 국민 3명 중 1명은 비만 인구로 분류됐다.
도서산간 지역 비만 두드러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5∼2015년 사이 1차 일반건강검진 자료 1억3000만건을 활용해 ‘전국 비만 지도’를 만든 결과 제주가 비만·고도비만·복부비만 유병률 1위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비만은 체질량지수 25㎏/㎡, 고도비만은 30㎏/㎡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일정 기준(남성 90㎝, 여성 85㎝) 이상인 경우 해당된다.
지난해 기준 비만 유병률은 시도 중에선 제주(42.1%)에 이어 강원도(41.6%), 인천(38.7%) 순이었다. 고도비만 및 복부비만 유병률 역시 제주가 각각 7.3%와 25.2%로 전국 1위였다. 10년 사이 비만 유병률은 전남(5.6% 포인트)이 가장 많이 높아졌다. 반면 지난해 비만 유병률이 가장 낮은 시도는 대구로 35.0%였다.
시군구로 보면 지난해 인천 옹진군의 비만 유병률은 47.2%로 비만 인구가 절반에 육박했다. 이외에 강원 인제군(46.2%), 양구군(46.1%)의 비만 유병률이 50%에 가까웠다. 고도비만은 경북 울릉군(10.2%), 복부비만은 충남 논산시(25.8%)가 가장 심했다. 옹진군은 10년 사이 비만 유병률도 13.1% 포인트나 높아져 2위인 경기 연천군(8.7% 포인트)에 크게 앞섰다. 비만 유병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 서초구(32.1%)로 옹진군과 15.1% 포인트나 차이 났다.
이처럼 도서산간 지역의 비만 정도가 두드러진 것은 대중교통, 소득수준, 건강에 대한 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조사를 담당한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구 변수를 보정한 상태에서도 특정 지역의 비만 정도가 높게 나오는 것은 대중교통 요인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도서지역이어도 거제의 경우 비만 정도가 덜 심한 것을 보면 향후 지역별 차이를 엄밀하게 관찰해 비만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걷기 운동 크게 줄고, 지방섭취 늘어
국내 성인 비만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내놓은 201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전국 만 19세 이상 비만 유병률은 33.2%였다. 2005년 31.3%에 비해 1.9%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남성 비만 인구가 증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10년 사이 여성의 비만 유병률은 1.3% 포인트 낮아졌지만 남성은 5.0% 포인트 높아졌다. 30세 이상 성인 중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공복 중 혈중 총콜레스테롤 240㎎/㎗ 이상)은 남자 16.5%, 여자 19.1% 수준으로 10년 전 각각 7.2%, 8.4% 대비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율이 높아지면서 지난 1년간 다이어트를 하려고 노력한 사람의 비율도 2005년 55.0%에서 지난해 61.1%로 높아졌다. 여성(7.5% 포인트)보다 남성(15.3% 포인트)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만율 증가는 운동 감소, 식습관 변화 영향이 크다. 2005년 60.7%였던 ‘걷기실천율’은 지난해 41.2%로 떨어졌다. 걷기실천율은 만 19세 이상 인구 중 최근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한 비율을 의미한다. 10년 동안 우리 국민의 하루 지방 섭취량은 45.2g에서 51.1g으로 5.9g(13.0%) 늘었다. 일주일에 삼겹살을 1인분(150g) 더 먹는 셈이다. 커피, 탄산음료 등 음료 섭취량도 10년 사이 61.5g에서 192.3g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신체활동은 감소하고 기름지고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된 건강지표가 반영된 결과”라며 “이러한 건강행태가 지속될 경우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이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제주, 四多의 섬? 비만율 전국 최고
입력 2016-11-07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