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프로축구 K리그에서 우승했다. 리그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순위를 뒤집은 역전 우승이다. 올 시즌 줄곧 선두였던 전북 현대는 3년 전 심판매수 사건으로 징계를 받아 승점 9점을 깎인 악재에 결국 발목을 잡혔다.
서울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마지막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13분 공격수 박주영(31)의 결승골을 앞세워 전북을 1대 0으로 제압했다. 최종전적 21승7무10패(승점 70). 서울은 앞서 37라운드까지 전북과 같은 승점(67점)으로 평행선을 그렸지만 골 득실차에서 밀린 2위였다. 사실상 결승전이 된 최종전에서 승리해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1983년 충청도를 연고로 창단해 이듬해부터 리그로 합류한 럭키금성 황소 축구단, 1996년 안양 LG 치타스 시절을 포함해 통산 6번째 우승(1985·1990·2000·2010·2012·2016년)이다.
서울은 올 시즌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더블(2관왕)’을 노린다. 결승전은 오는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다음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열린다. 1998년과 지난해에 이어 통산 3번째이자 2연패 도전이다.
전북은 시즌 중 단 2차례 패배하고 우승을 놓치는 불운을 겪었다. 최종전적은 20승16무2패(승점 67)다. 원래 승점은 우승할 수 있는 76점이지만, 지난 9월 징계로 깎인 승점 9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정상의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전북은 2013년 심판 2명에게 유리한 판정을 청탁하며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스카우트 A씨가 지난 9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승점 삭감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 이전까지만 해도 개막전부터 33경기(18승15무) 연속 무패행진을 질주한 리그의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2대 3으로 패배한 리그 34라운드, 서울에 발목을 잡힌 리그 최종 38라운드, 이 두 번의 패배로 삭감된 승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서울의 황선홍(48) 감독은 지도자 경력에서 두 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승점 2점 차로 앞선 1위 울산 현대를 1대 0으로 잡고 극적으로 순위를 뒤집었던 2013년 리그 최종전과 마찬가지로 또 한 번의 역전 우승을 일궜다. 지난 6월 중국 장수 쑤닝 사령탑으로 떠난 최용수(43) 감독으로부터 서울의 지휘권을 넘겨받고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부임 초반 4경기 연속 무승으로 고전했지만, 7월 1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첫 승(2대 1)을 신고한 뒤 서울을 다시 상승세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황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사실 지금은 완전하게 만족스럽지 않다. 아직 전술적으로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시간이 더 필요하고, 더 (짜임새 있게) 만들어야 한다. 기뻐하긴 아직 이르다”며 “FA컵 결승전도 남았고, 내년 시즌도 있다. 더 좋은 축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직접 넣은 결승골로 생애 첫 리그 우승 타이틀을 수확했다. 후반 13분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반대편으로부터 넘어온 동료 미드필더 윤일록(24)의 스루패스를 오른발로 때려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2005년 서울에서 데뷔한 박주영은 2008년 프랑스 AS모나코, 2011년 잉글랜드 아스날 등 유럽 명문구단으로 진출했지만 주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임대와 방출을 반복한 ‘저니맨’ 신세였다. 자신을 키운 친정 서울로 지난해 복귀하고 두 시즌 만에 우승의 주역으로 도약했다.
리그 폐막일에 우승을 놓친 전북의 최강희(59) 감독은 오는 19일과 26일 홈 앤드 어웨이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마지막 남은 하나의 타이틀에 도전한다.
최 감독은 “리그에서 우승하면 할 말이 많았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하다”며 “2주 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위해 빠르게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4년 만에 ‘서울 찬가’… 리그 최종전서 전북에 뒤집기 우승
입력 2016-11-06 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