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떠나 보낸 朴, 누가 보좌하나

입력 2016-11-07 04:23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모두 교체되고, 안종범 우병우 전 수석 등 핵심참모도 떠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근거리 보좌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될까. 박 대통령은 얼마 전 자신을 18년간 보좌하던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3명을 교체했다. 성난 여론 탓에 이뤄진 인사지만, 이른바 ‘박심(朴心)’을 가장 잘 파악하는 비서관 3명 전원 교체는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사표 수리 이후 아직까지 후임 부속비서관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속비서관은 대통령의 일정, 메시지 관리 등을 담당하는 핵심 참모다. 현재는 부속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수족’을 자른 상태지만, 청와대 공식 보고라인은 일단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임명된 한광옥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수석들이 건의 및 보고 등을 수시로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내 공식·비공식·비공개 일정 등을 제외하면 관저에서 업무를 볼 때가 많다.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업무 지시나 점검, 보고 역시 휴대전화로 이뤄지는 경우가 잦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빼곤 참모들과의 직접적인 대면보고보다는 유무선 전화보고가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발표 이후에도 계속 청와대 관저에 머물며 정국 수습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하야 촉구’ 촛불집회는 한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모두 출근해 상황을 지켜봤으며, 박 대통령 역시 관저에서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의 관저 생활은 보안상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박 대통령 경호원과 요리사 등 일부 인원만 상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담화에서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가족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고 했다. 친박 인사인 김재원 전 정무수석도 “외롭고 슬픈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광우병 파동’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6월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을 바라보고,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청와대 관저 뒤편 산 중턱에 홀로 앉아 촛불 행렬을 보면서 자책했다는 것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