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외압에 물러났던 이미경 CJ부회장 복귀할까

입력 2016-11-05 05:38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청와대의 외압으로 물러나게 됐다는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3년 7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비자금 운용 혐의 등으로 구속된 뒤 CJ그룹의 경영을 맡고 있었다. 그는 2014년 9월 돌연 ‘샤르코-마리-투스’라는 유전성 신경질환 치료 등을 이유로 미국으로 떠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4일 “청와대가 이 부회장 퇴진을 압박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3일 MBN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 2013년 하반기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이 CJ그룹 최고위층 인사에게 “너무 늦으면 진짜 난리가 난다. 지금도 늦었을지 모른다”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그러자 CJ그룹 최고위층 인사는 “그럼 VIP(대통령) 말씀을 전하는 건가”라고 확인하자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다. 모 언론의 성분 분석 결과 퇴진을 압박한 사람은 조원동 전 경제수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음 내용에서는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배경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 CJ그룹 계열사가 지난 대선 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했고, ‘광해’ 등 영화 배급으로 보수 세력으로부터 ‘종북 그룹’이라는 비판을 받은 게 연관된 것이 아닌지 재계는 추측하고 있다.

타의에 의해 물러났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류 전도사’ 역할을 해 온 이 부회장의 복귀 가능성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매달 개최되는 경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면서 “건강이 좋지 않아 이전처럼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녹취록 공개 파문과 이 부회장 경영 복귀를 별개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건 건강상 이유와 함께 최측근이었던 노희영 당시 CJ그룹 고문의 5억 탈세 혐의가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또 건강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이재현 회장이 복귀하기 전에 이 부회장이 먼저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