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들이 차기 백악관 주인에게 거는 기대는 뜨뜻미지근하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둘 중 누가 이기더라도 ‘하나 된 미국’은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타임스와 CBS방송이 3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 대다수가 “선거 과정에서 정치, 사회적으로 분열된 국가를 통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 중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사회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40%에 불과했다. 트럼프는 이보다 더 낮은 34%였다. 정치적 통합 가능성도 낮았다. ‘클린턴이 워싱턴의 정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응답자는 36%였고, 트럼프는 조금 더 높은 50%로 나타났다.
클린턴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의견은 각각 44%, 56%를 차지했다. 클린턴은 신뢰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트럼프는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응답자 82%는 ‘이번 선거가 넌더리난다’며 극도의 피로감을 나타냈다.
특히 ‘승복의 민주주의’를 중요한 가치로 내세워온 미국인들임에도 트럼프 지지자 중 27%는 ‘클린턴이 이기면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중진 의원들은 이날 클린턴이 당선돼도 ‘이메일 스캔들’과 클린턴재단 비리 의혹을 수사해 클린턴을 탄핵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트럼프뿐 아니라 클린턴 지지자 중 11%도 트럼프의 승리 시 승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특히 트럼프는 ‘오바마케어’와 파리기후협약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실제 그가 정권을 잡으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반발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이들이 많아 당내 분열도 가속화될 수 있다.
글=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2016 미국의 선택] 누가 이겨도 걱정인 선거
입력 2016-11-04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