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의 브렉시트 계획 망친 건 남미 이민자 출신 여성 금융인

입력 2016-11-04 18:47

영국 정부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절차 개시에 제동을 건 당사자는 남미 가이아나 출신으로 별명이 ‘블랙위도’(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독거미)인 여성 금융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투자회사 ‘SCM 프라이빗’ 설립자 지나 밀러(51·사진)는 영국 정부가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을 의회 승인 없이 시작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해 전날 고등법원에서 승리를 거뒀다. 판결이 나온 뒤 테레사 메이 총리의 계획을 한방에 헝클어뜨린 밀러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밀러는 10살 때 가이아나에서 영국으로 건너왔고 2009년 투자회사를 세웠다. 같은 해 헤지펀드 매니저인 남편과 함께 ‘트루 앤 페어 재단’을 만들어 런던 펀드업계의 부정판매 관행 퇴출 운동을 벌였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업계 일각에서 밀러를 ‘블랙위도’라고 불렀다. 밀러는 이 재단을 통해 자선사업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그는 “많은 이로부터 비난받을 것을 알면서도 영국이 위험한 미래를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소송을 시작했다”며 “정치가 아닌 절차에 대한 소송이고, 이번 승소는 영국과 우리 미래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