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정말 공평한 분인 것 같아요. 저처럼 못생긴 사람에게도 웃길 수 있는 능력을 주셨잖아요.”
개성 있는 얼굴과 성대모사로 차별화된 캐릭터를 구축, 인기를 모았던 코미디언 한무(76·서울 사랑교회) 집사의 고백이다.
3일 서울 중구 퇴계로 카페에서 만난 한 집사는 “하나님은 나를 늘 지켜주신 분”이라며 “코미디언으로서 재능을 갖게 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간증했다.
그는 인터뷰 직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의 설교 성대모사를 하며 대화 분위기를 이끌었다. 말을 꺼낼 때마다 웃음바다가 됐다. 그리고 “죄인임을 고백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노력하면 능치 못함이 없다”고 긍정적인 믿음을 강조했다.
그는 평양 출신이다. 8·15광복 이듬해 일곱형제와 함께 월남했다. 1962년부터 악극단 등에서 활동하다 79년 MBC ‘청춘만세’로 정식 데뷔했다. ‘웃으면 복이 와요’ ‘폭소대작전’ ‘일요일밤에 대행진’ 등에서 부담 없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연기로 많은 팬이 따랐다. 남보원, 백남봉과 함께 투맨쇼로 전성기를 맞았다. 의약품이나 과자 광고도 여러 편 찍었다. ‘코미디언을 웃기는 코미디언’으로 불린다.
그는 열 살 어린 나이에 각설이로 지낸 사연을 털어놨다.
“6·25전쟁 때 부모님을 따라 부산으로 피란갔다가 길을 잃어 고아가 됐어요. 추위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우연히 만난 거지 왕초를 따라 각설이 생활을 했습니다. 밥이나 돈을 못 얻으면 매를 맞았습니다. 각설이 생활은 나중에 코미디 재료로 많이 활용했습니다(아멘).”
그는 튀어나온 눈 때문에 ‘붕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노 전 대통령이 쌍꺼풀 수술을 하고 난 다음에는 그런 소릴 더 많이 들어 난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등장하기 전에는 축구황제 펠레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제 얼굴이 앞으로 좀 튀어나왔을 뿐이지 눈 코 입 자세히 뜯어보면 잘생겼어요. 또 누가 제 큰 귀를 보더니 ‘부처님 귀’를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부처님 귀’라는 말보다는 ‘예수님 귀’라고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크리스천이니까요.”
한때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나님보다 술과 담배가 더 좋았다. 친구와 술을 먹느라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2011년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낸 것도 아픔이다.
“제가 인생의 변화를 겪게 된 것은 주위의 기도 덕분입니다. 말씀과 사람 좋은 저희 사랑교회 김상배 목사님, 교회 봉사에 열심인 장로님들….”
요즘 TV 출연이 뜸해 팬들이 궁금해한다고 하자 “각종 행사 참석과 봉사활동으로 바쁘다”면서 “특히 교회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전했다.
한 집사는 연예계 대표 ‘짠돌이’다.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 있다. 현관문 센서등이 켜지지 않게 벽에 붙어 걷는다. 안 쓰는 전기선은 꼭 뽑는다. 카페에서도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신다.
그런 그이지만 30년 넘게 노인시설이나 장애인 단체 등 웃음이 필요한 곳이면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 원맨쇼 등으로 행복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후배들에게 ‘연예인이 되기 전에 인간이 돼라’고 강조한다. 신앙이 돈독한 연예인들이 함께하는 콩트 등 전도공연을 하면서 전국 교회와 복지관을 돌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한 집사는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외모로 취하지 아니하세요. 못생겨도 괜찮아요. 하나님을 잘 믿어보세요. 틀림없이 문제를 해결해주실 것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한무 "하나님은 공평… 내겐 웃기는 능력"
입력 2016-11-04 2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