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용재 전 기감 감독회장 “한국교회에 연합기관 통합 올 성탄선물로 내놓았으면”

입력 2016-11-03 20:58

“올 상반기에 통합 논의를 시작하면서 교단장끼리 했던 얘기가 있어요. 한국교회에 연합기관 통합을 올해 성탄 선물로 내놓자고. 연말까지 논의가 잘 진행돼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고 싶어요.”

2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에서 만난 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인 전용재(67·사진)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을 아우르는 통합 논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8일 감독회장직에서 물러난 전 목사는 이들 기관의 통합 논의를 주도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전 목사는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정부나 국민들로부터 한국교회가 신망을 얻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올해 부활절연합예배 때 한국교회가 하나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때부터 양 기관 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밟아왔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교단장회의(교단장회의)의 역할도 강조했다. 전 목사는 “교단장회의에 속한 교단이 한국교회의 95%”라며 “올가을 총회를 통해 각 교단 교단장들이 상당수 바뀌었지만 (연합기관 통합 논의와 관련된) 인수인계가 철저하게 이뤄졌다. 논의의 ‘연속성’이 확실히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감신대와 미국 클레어몬트신학대학원에서 수학한 전 목사는 협성대 교수, 기감 중앙연회 감독을 거쳐 2013년 7월 감독회장에 선출됐다. 수차례 파행으로 치러진 선거 탓에 감리교단이 심각한 내홍을 겪던 시기였다. 전 목사 역시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이면서 임기 초반 6개월 남짓 감독회장직을 박탈당하는 풍파를 겪기도 했다. 2013년 10월 열린 입법의회도 주재할 수 없었다.

전 목사는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홀가분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짐을 내려놓았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임기 초반 강하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없었던 게 가장 아쉬워요. 만약 감독회장직에서 잠시 물러나야 했던 일만 없었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로는 ‘성별·연령별 쿼터제’를 꼽았다. 지난해 입법의회에서 통과된 이 제도는 총회대표(총대)에 여성과 50대 이하를 각각 15%씩 선출토록 하는 내용이다.

전 목사는 앞으로 한국교회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건립위원회 공동위원장도 맡고 있다. 전 목사는 “한국교회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은 보람된 사역”이라며 “사명감을 갖고 이 분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