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공백 메우기 분주한 현대상선

입력 2016-11-03 18:11 수정 2016-11-03 20:01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빈자리 채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주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세계 최대 해운동맹 가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상선은 정부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1일 유창근 사장 주재로 전 임원이 참여하는 ‘국가대표 해운사 도약을 위한 전략회의’를 열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상선 측은 “150분간 진행된 마라톤 회의에서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기초한 컨테이너선 발주 및 활용도 높은 터미널 인수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은 정부 대책에 발맞춰 현재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을 대신해 대한민국 대표 해운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 규모를 기존 12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늘리고 지원 대상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서 벌크선, 탱커선으로 확대했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1조원 규모 한국선박회사(가칭)를 출범해 국내 원양 선사의 선박을 시장가격으로 인수한 뒤 다시 빌려주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돕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컨테이너선은 물론 벌크선과 탱커선까지 신규 발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터미널과 항만 장비 등 기타 필요 자산 매입도 가능해진다. 또 한국선박회사 제도와 개편된 글로벌 해양펀드를 이용해 운영자금과 투자자금을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대상선은 현재 13위 수준인 세계 선복량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국내외 화주에게 ‘함께 가자’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정부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고 자사의 경쟁력 강화 계획을 강조했다. 현재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세부 사항을 협의해 이달 말까지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자산과 인력을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한진해운 아시아∼미주노선과 관련 터미널 자산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