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은 조기에 진단해 치료하면 질환 진행을 늦추고 조기에 적절한 관리를 통해 환자들의 질병부담을 낮출 수 있다.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인 천식의 경우 인구고령화로 인해 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또한 소아 천식 환자들도 조기 치료와 적절한 관리가 필수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주요 10대 만성질환 질병부담 중 천식은 다섯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사회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전 세계 사망률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호흡기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POD)도 국내에서 유병률이 늘고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절실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남성의 COPD 유병률이 2012년 기준으로 23.4%에 달하지만, 환자 중 COPD를 인지하는 비율은 단 2.9%에 불과하다.
◇질환인식 개선과 흡입치료제 사용률 높여야=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COPD에 대한 질환 인식 개선으로 환자들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특히 병원 진료 후 질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천식이나 COPD 등 호흡기 질환은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하돼 환자의 질병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천식과 COPD 등 만성하기도질환의 효과적인 치료제는 모두 흡입약물이다. 적은 용량으로 폐에 직접 약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흡입약물은 질환이 있는 장기에 바로 작용해 빠르면 3분, 아무리 길어도 1시간 이내에 약효가 나타나는 속효성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체내에 남는 약물 농도가 적고, 해당 장기에만 약물이 전달돼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흡입약물 사용에 불편을 느껴 사용을 꺼리거나, 올바른 사용법을 익히지 못해 흡입 약물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다. 특히 소아환자들의 경우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의학계는 호흡기 질환 인식개선과 함께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흡입 치료제(흡입 약물)에 대한 환자들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흡입약물의 경우 환자들이 사용에 불편을 느낄 수 있어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학술위원회 유광하 위원(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사진)은 “천식과 COPD 등 호흡기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와 관리, 증상 악화 예방을 위해 환자들에 대한 올바른 흡입약물 사용법 교육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즉 병원에서 처방과 함께 흡입약물 사용 교육이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흡입치료제 환자 대상 교육상담 건강보험수가 신설해야=흡입약물의 복약순응도을 높이고, 천식과 COPD 등의 질환 관리를 위해 일선 의료기관에서 올바른 사용 교육과 상담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진료 이외에 교육에 대한 보상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 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흡입약물의 경우 의사가 환자에게 (사용법을)교육시키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20분정도 소요된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열린 기자담회에서 조상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은 “흡입약물 교육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환자의 교육수준과 이행정도를 재평가하고 약물 사용이 부적절한 경우 재교육도 해야 한다”며 “천식환자에 대한 교육제공 효과는 소아와 성인 모두에게서 증상완화, 악화 예방, 의료자원 이용 감소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흡입약물 교육에 대한 수가 신설로 치료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조 이사장은 덧붙였다. 유광하 교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의사들에게 사명감만을 강조할 수는 없다. 300만명에 달하는 COPD 환자를 관리하고 흡입약물 사용을 장려할 수 있도록 비용적인 보상이 따라야 한다”며 “흡입제 사용 교육에 대한 건강보험수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결핵및호흡기학회와 천식·알레르기학회는 흡입약물 교육상담에 대한 건강보험수가를 인정해 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9월말 폐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결핵및호흡기학회 김영균 총무이사(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양 학회와 정부도 교육수가 신설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정부가 요구하는 수가 신설에 따른 근거를 구축하는데 양 학회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청회 등을 열고, 보건복지부와 수가 신설을 위한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양 학회는 이와 관련 전담팀(TFT)을 구성해 1차 의료기관에서의 흡입약물 처방 활성화와 흡입약물 교육수가 신설 등을 위한 근거 마련에도 나섰다. 특히 양 학회는 천식과 COPD 등 호흡기질환의 경우 흡입약물로 조기에 치료하고 증상악화를 막는 것이 질환 악화에 따른 추가적인 건강보험재정 지출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흡입제 교육 절실한데 왜… 수가 반영 안되나
입력 2016-11-06 2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