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웬사 “한반도 문제 해법은 중국과 연대”

입력 2016-11-03 19:26

198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73·사진) 전 폴란드 대통령은 3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과 새로운 방식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3일 서울대 문화관에서 통일평화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연대와 평화’ 주제의 특별강연회에서 연사로 나와 폴란드 체제 전환을 이끌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통일 등 한반도 문제의 해법은 주변국과의 연대에 있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2003년 방한 이후 13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유럽에서 볼 때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소련과의 문제로만 생각해 소련 붕괴 후 10년 내로 남북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후 진전되지 않는 현실을 보며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중국과의 새로운 방식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대기업 중심의 자본주의 경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종업원 이익공유제와 중소기업이 다수를 이루는 경제가 바람직하다”며 “특히 21세기에는 발전된 정보통신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연대가 가능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유럽 전체 민주화의 초석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바웬사 전 대통령은 1970년대부터 노동운동에 힘써왔다. 폴란드 그단스크의 조선소에서 전기공으로 일하던 1980년에는 공산주의 정권에 맞서는 ‘자유연대노조’를 설립하고 파업권을 요구하는 총파업을 이끌어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3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뒤 공산주의 체제 붕괴 후인 1990년 폴란드 대통령직에 올랐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