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영업비밀을 해외로 빼돌린 협력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품질경쟁력과 직결되는 정보를 인도와 러시아 자동차업체에 넘겼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현대·기아차 설비도면 등을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협력업체 A사 대표 박모(59)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이번 범행을 추적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협력업체 자격으로 현대·기아차로부터 받은 ‘차체 검사기준서’를 2013년 1월 인도 자동차업체 마힌드라에 넘겼다. 마힌드라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현대·기아차 문서를 자신들 회사의 문서인 것처럼 속였다. 차체 검사기준서는 자동차 부품 사이의 간격 등을 정해놓은 문서로 품질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박씨 등은 현대·기아차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확보한 지그 설비도면을 2014년 5월에 마힌드라에 제공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5월 현대·기아차의 지그 설비도면을 명칭만 살짝 바꿔 마치 자신들이 연구·개발한 것처럼 속여 러시아 자동차업체 UAZ의 지그 설비 제작에 도움을 줬다.
현대·기아차는 피해액이 11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현대·기아차 영업비밀 빼돌린 협력사 대표 등 검거
입력 2016-11-03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