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이메일 폭로로 드러난 ‘힐러리 월드’ 면면은…

입력 2016-11-03 17:48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달 공개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측근들의 이메일을 보면 ‘클린턴 월드’의 등장인물에 대한 성격과 역할을 알 수 있다고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클린턴이 백악관 입성에 성공할 경우 이들 중 누가 같이 들어갈 것인지를 짐작해보는 단서도 된다.

오랜 비서 후마 애버딘(40·여)은 최근 본인의 관리 소홀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를 부른 탓에 매우 난처해졌다. 하지만 그는 클린턴에 붙박이로 고정된 세간이자 보호자라고 FT는 전했다. 다른 측근들은 가끔 클린턴 험담도 했지만 애버딘은 달랐다.

존 포데스타(67) 선거대책본부장은 클린턴의 결함에 대해 솔직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스타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포데스타가 내 참모였다면 해고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럼에도 포데스타는 클린턴 당선 시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유력한 후보다.

로비 무크(36) 캠페인 매니저는 캠프에서 가장 젊은, 떠오르는 스타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기 전 클린턴에게 월가 고액 강연을 취소할 것을 권했고, 외국 정부 로비스트의 기부금을 받지 말라고 조언했다.

필립 레인스(46)는 공식 직책은 없지만 TV토론 리허설 때 트럼프 역할을 맡는 등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 중이다. 클린턴을 오래 보좌한 니라 탠든(46·여) 미국진보센터 소장은 “클린턴은 정치 감각이 형편없다”고 지적하는 등 보스에 대한 ‘뒷담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앞으로 고위직에 오르기 힘들어졌다. 도나 브라질(56·여) 민주당 전국위원회 임시위원장도 이메일 폭로로 유탄을 맞았다. CNN 정치평론가였던 브라질은 민주당 경선 TV토론에 앞서 클린턴 측에 예상 질문을 알려준 사실이 드러나 지난달 CNN에서 사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