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후 ‘집밥’이 대세

입력 2016-11-03 18:12

김영란법 시행 이후 대형마트에서 식품 매출이 늘어나는 등 식소비 문화가 집밥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마트의 10월 식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늘었다. 지난 9월 성장률이 마이너스 2.6%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롯데마트도 10월 식품 매출 성장률이 1∼9월 성장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근로자들의 귀가시간이 빨라진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선식품의 물가상승이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10월 식품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3% 수준이다.

반대로 외식업계 매출은 줄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최근 조사 결과, 김영란법 시행 이후 외식업 매출은 평균 24.9% 하락했다. 통상 외식 매출에서 식재료비 원가 비중이 30∼40%인 것을 감안하면, 마트 등의 식료품 소매판매는 7.5∼10% 성장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가정용 식재료 단가가 외식용보다 높기 때문에 실제 성장률은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비교해 봐도 한국에서 집밥 문화가 식소비 생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식소비 지출 166조원 중 83조원(50%)이 외식산업 매출이다. 일본(35%)과 미국(45%)의 외식 비율보다 높은 편이다. 일본은 외식 비율이 1997년 40%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김영란법 영향에다 장기 경기침체와 1인 가구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한국 역시 비슷한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