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0개, 키패스 1개, 패스 정확도 83.3%, 볼 터치 35회, 평점 5.96점(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 발표). ‘손샤인’ 손흥민(24·토트넘 홋스퍼)이 받은 성적표다.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레버쿠젠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E조 4차전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번 경기뿐만이 아니다. 손흥민은 최근 3경기 연속 팀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평점을 받았다. 손흥민이 갑자기 부진에 빠진 이유는 뭘까.
손흥민은 이날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레버쿠젠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을 몰아붙였다. 손흥민은 전방에서 몇 차례 패스를 받았으나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전반 22분 무사 시소코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상대 팀 골키퍼가 놓쳤지만 볼을 빼앗으려고 달려들지 않았다.
전반 29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부상을 당한 무사 뎀벨레를 빼고 공격수 빈센트 얀센을 내보냈다. 손흥민은 주포지션인 왼쪽 측면으로 위치를 옮겼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움직임은 좋지 않았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8분 손흥민을 불러들이고 조르주 케빈 은쿠두를 투입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고, 결국 0대 1로 패했다.
후스코어드가 손흥민에게 부여한 평점은 양 팀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낮은 점수다. 손흥민이 최하 평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3경기에서 손흥민은 팀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평점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본머스전에서 팀 내 최하 평점인 5.8점을 받은 손흥민은 29일 레스터시티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역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평점 6.53점을 받았다. 팀 내 필드플레이어 중 최하 평점이었다.
손흥민의 부진하자 토트넘의 성적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손흥민의 득점포가 침묵을 지키기 시작한 지난달 15일 웨스트브로미치전부터 레버쿠젠, 본머스전, 리버풀전, 레스터 시티전, 레버쿠젠전을 치르는 동안 토트넘은 4무2패에 그쳤다. 토트넘은 UCL에선 1승1무2패(승점 4)를 기록하며 조 3위로 처졌다. EPL에선 5승5무(승점 20·5위)로 주춤하고 있다.
손흥민이 부진에 빠진 이유는 체력 고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초 카타르,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출전했다. 그 당시 토트넘에서 일주일에 두 경기씩 치르던 손흥민은 한국과 이란을 오가며 강행군을 했다. 두 차례 A매치를 치르기 전 손흥민은 6경기에서 5골 2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이란전을 치른 이후 5경기에선 공격포인트를 1개도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6일 아스날전에 출전한 뒤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캐나다와의 평가전(11일)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5차전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을 바라보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힘 빠진 ‘손샤인’
입력 2016-11-03 1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