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추코트카반도에서 인공 부화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 넓적부리도요(사진) 한 마리가 4500㎞나 떨어진 우리나라 해변에서 발견됐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지난달 1일 울산시 북구의 한 해수욕장에서 ‘1K’라고 표기된 깃발 형태의 표식을 달고 있는 넓적부리도요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자연 부화된 넓적부리도요가 충남 서천 유부도나 경남 낙동강 지역에서 발견된 적은 있었다. 인공 부화된 넓적부리도요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 넓적부리도요는 버드 러시아(Birds Russia) 등 국제기구의 협력으로 진행 중인 ‘넓적부리도요 증식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7월 5일 인공 부화된 개체다. 러시아 측에 문의한 결과, 이 새는 방사된 뒤 러시아 추코트카반도에서 8월 10일까지 머물다가 20여일 만에 울산 해변까지 4500㎞를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넓적부리도요는 전 세계적으로 500여 마리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 위급종으로 등록됐다. 넓적부리도요는 러시아 시베리아 북극권과 알래스카 등에서 번식을 한다. 번식을 마치면 우리나라나 일본을 거쳐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겨울을 보낸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러시아 인공부화 ‘넓적부리도요’ 국내서 발견
입력 2016-11-03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