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옷 벗는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 자리를 놓고 공정위 ‘양 신(申)’의 경쟁이 치열하다. 다음달 물러나는 김학현 부위원장 후임 하마평에 신동권 상임위원과 신영선 사무처장이 거론되고 있다.
두 명은 동기 격이다. 신 위원이 행시 30회지만 31회인 신 처장과 함께 연수원 교육을 받아 사실상 31회로 여겨진다. 신 위원은 상임위원 임기 3년을 거의 채웠고, 신 처장은 임기는 없지만 후배를 위해 부위원장 승진이 안 되면 용퇴해야 할 처지다.
부위원장에 오르지 못한 1명은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퇴직 공직자 유관 기관 취업이 엄격해지면서 탈락한 1명은 퇴임 후 3년간 로펌 등 유관 기관 취업이 제한된다.
공정위원장은 최근 이 두 명을 후보 1, 2순위로 청와대에 천거했다. 부위원장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조만간 이뤄질 것 같았던 인선이 미뤄지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주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1급) 인사에서 유일호 기재부 장관이 올렸던 1, 2순위가 뒤바뀌면서 해당 부처 장관의 추천이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대규모 개각이 예상되면서 위원장 교체와 함께 부위원장에 외부 인사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기업집단 지정 등 경쟁정책 면에서는 사무처장이 앞서고, 사건 처리 측면에서는 상임위원이 나을 수 있다”며 “누가 와도 조직을 잘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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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뒷談] 공정위 부위원장 놓고 ‘申들의 전쟁’
입력 2016-11-04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