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포기하려했던 소녀를 살린 사랑… 헬렌 켈러 스승 앤 설리반 이야기 그려

입력 2016-11-03 21:03
신경혜 극단 비유 대표(왼쪽 첫 번째)와 연극 ‘유츄’의 출연 배우들이 최근 서울 신촌의 한 공연장에서 기자간담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암흑 속 삶을 포기하려 했던 한 소녀가 끊임없는 사랑으로 변화되어 가는 이야기를 담은 연극 ‘유츄’(연출 신경혜)가 겨울의 문턱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츄’는 헬렌 켈러의 스승 앤 설리반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10년 동안 9번의 앙코르 공연을 무대에 올렸을 만큼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신경혜 극단 비유 대표는 최근 서울 신촌의 한 공연장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설리반의 삶이 절망 속에서 희망으로 바뀐 것처럼 무대 위 모든 배우들이 ‘대사 한 마디가 관객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 제목인 ‘유츄’는 ‘사랑을 주세요’라는 꽃말을 가진 꽃 유츄프라카치아의 준말이다. 한 번 스치듯 만지기만 해도 죽어버리지만 끊임없이 만져주면 살아나는 꽃의 특성을 극중 캐릭터에 담아 끝없는 사랑이 희망을 피워내는 원동력임을 전한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후 발작 증세를 보이는 소녀 ‘리틀 애니(설리반)’와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은 리틀 애니를 보듬어 주는 같은 이름의 간호사 ‘빅 애니’의 이야기가 100분에 걸쳐 무대 위에 펼쳐진다.

4일부터 20일까지 대학로 봄날 아트홀 2관에서 설리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배우들이 입을 모아 ‘이 시대의 모든 크리스천들이 마음속에 가져야 할 고백’이라고 꼽은 무대 위 대사를 소개한다.

“난 그저 꽉 채워진 물잔 위에 한 방울을 더했을 뿐이야.”(빅 애니)

“그 물이 저를 살렸어요. 그 한 방울의 물이요.”(리틀 애니)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