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함께 잠이 들고, 함께 눈을 뜨는 집이 있다. “귀가 모드 실행시켜줘”라는 말이 떨어지자 말 그대로 집이 깨어난다. 집 안 전등이 켜지고, 공기청정기가 작동된다. 집 안을 청소하던 로봇청소기는 제자리로 돌아간다. 집 밖의 시설도 주인 맞을 준비를 한다. 공동현관은 1.5m 앞에서 주인을 맞아 문을 열고, 현관문도 터치 한번에 주인을 집 안으로 안내한다.
SK텔레콤은 2일 현대건설과 함께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개했다. 서울 강남구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이미 지난달 서울 양천구 목동, 경기도 평택 송담 힐스테이트 등 아파트 2000가구에 ‘지능형 스마트홈’이 도입됐다. 내년까지 분양 예정인 힐스테이트 아파트 2만9000가구에도 적용된다.
스마트홈 입주자는 말 한마디나 터치 한번으로 집 안팎에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스마트홈 앱으로 취사 버튼을 누르면 예약 시간을 설정해 놓지 않고도 밥을 할 수 있다. 생필품이 떨어졌을 땐 ‘스마트 버튼 꾹’ 기기를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된다. 요리를 하기 위해 가스밸브를 열면 알아서 공기청정기가 작동된다. 전기나 가스, 수도 등 이용량도 앱으로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집을 지키는 것도 스마트홈의 몫이다. 집이 비어 있을 때 누군가 초인종을 누르면 방문자의 얼굴이 사진으로 찍혀 기록된다. 창문이나 현관이 일정 시간 이상 열려 있으면 앱을 통해 알림이 온다. 집 안에 있는 금고를 강제로 열려고 하면 보안업체에서 바로 연락이 온다.
기존 스마트홈은 아파트 거주지역 중심의 외부 온도, 미세먼지 농도 등을 분석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지능형 스마트홈’은 각 가정의 실내 환경과 주거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의 수면 패턴과 아이 방의 공기질을 분석해 적정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 줄 수 있다.
SK텔레콤은 별도의 스마트폰이나 허브 없이도 모든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지능형 스마트홈’을 업그레이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집 안에서 “나 영화 볼래”라고 말하면 ‘스마트홈’이 개인의 영화 시청 패턴을 분석해주고, 커튼을 닫고 조명을 조절해 주는 식이다.
SK텔레콤은 현대건설 외에 LH공사 등 여러 건설사와 스마트홈 제휴를 맺고 있다. 통신요금도 최소 2년간 무료이며, 이후에는 3000원 이하로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지능형 스마트홈 서비스 이용해보니… 가스 쓰면 공기청정기 작동, 창문 열렸을 땐 앱으로 알려
입력 2016-11-02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