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단행한 김병준 총리 내정자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초 공석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정무수석 임명 이후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신임 총리, 부총리 교체가 먼저 이뤄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더 이상의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한 것으로, 특히 정부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마련한 총리 인선안을 놓고 고심했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도부가 거국중립내각 또는 책임총리 후보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를 포함한 일부 후보군을 추천했고, 박 대통령은 김 내정자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29일, 30일 새누리당 상임고문단, 사회 원로 회동을 통해 김 총리 내정자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김 내정자를 독대한 날이 지난달 30일이었던 만큼 인선 작업은 이원종 비서실장, 김재원 정무수석, 우병우 민정수석의 보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원종 실장 등은 지난달 30일 사표가 수리됐다.
이번 개각은 청와대 참모들 내에서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진철 인사수석은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신임 총리 내정 소식을) 어제(1일) 연락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인사 현안이 있을 때 저희에게 지시하는 경우가 있고, 저희는 분야별로 대비를 해놓는다”면서도 “이번에는 그 안에서 했는지…”라고 했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개각에 대해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이 박 대통령에게 인사 관련 조언을 한다는 얘기도 돌았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관여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인선에도 막바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는 안대희 전 대법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권영세 전 주중 대사 등이 거론된다. 향후 개각 또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최근 임명된 최재경 민정수석이 인사 검증 등에서 ‘키맨(key man)’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 ‘깜짝인사’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이 주도?
입력 2016-11-03 00:03 수정 2016-11-03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