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2.8%를 제시한 당일에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사이에서 달성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질문이 여럿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은이 1일 오후 공개한 지난달 13일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아 보인다”며 말문을 꺼냈다. 이 위원은 민간소비 증가율이 정체돼 있고, 세계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많아 기대만큼 우리의 수출물량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기업 구조조정 심화와 원유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수익성 악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 금통위원은 “4분기와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관련해 여러 하방 리스크가 상존한다”며 “대내적으로 기업 구조조정, 청탁금지법 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가능성, 파업 등 노동시장 불안요인 등이 지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지적에도 이날 한은 조사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교역 신장률보다 낮은 수준에서 예측한 전망치임을 들어 올해 2.7%, 내년 2.8%의 성장률 전망치를 확정해 발표했다. 민간 연구기관이 2.2∼2.5%로 예측한 것보다 낙관적인 수치였고,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빠질 것이란 일반적인 관측과도 반대되는 것으로 장밋빛 경제전망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다.
한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경제 전망의 오차가 크고 최초 예측치보다 악화되는 패턴이 5년간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을 국회로부터 받았다. 이에 한은은 “금융위기 이후 한은뿐만 아니라 다수 중앙은행의 경제 전망에 상방 오차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한은 내년 2.8% 성장 전망치… 일부 금통위원“장밋빛” 지적
입력 2016-11-02 18:18 수정 2016-11-02 2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