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운영 스포츠팀 파산 도미노

입력 2016-11-02 20:57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 중인 스포츠 구단과 실업팀이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프로구단과 아마추어팀 가릴 것 없이 임금체불과 선수단 해체가 잇따라 체육진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2010년 12월 시민구단으로 창단한 프로축구 K리그 광주FC의 10월분 급여가 체불돼 최근 은행 대출을 받았다.

긴급 대출받은 운영자금 5억원 중 3억여 원으로 지난달 25일 체불된 코칭스텝·선수단 40여명과 사무국 직원 10명의 급여를 지난 1일 뒤늦게 지급했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추경예산 20억원을 편성해 광주FC를 돕기로 했으나 임시방편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사재를 털어 광주FC의 살림을 꾸려온 정원주 대표이사도 지난달 21일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한 프로 축구선수 10명은 ‘지난해까지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선수로 뛰는 동안 받지 못한 승리 수당과 출전 수당 등 2억여원을 달라’는 약정금 청구소송을 인천지법에 제기했다. 인천시는 열악한 예산사정에도 불구하고 인천유나이티드 지원금을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50억원으로 늘렸으나 역부족이다.

지자체 재정난에 따른 각 종목 실업팀의 해체도 줄을 잇고 있다.

문화체육부와 대한체육회는 일반실업팀 980개, 장애인실업팀 62개 등 기업과 협회·연맹, 공공기관 등이 운영 중인 전체 1042개 실업팀 중 지자체 소속팀이 절반 정도인 506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243곳의 지자체가 평균 2개 정도의 실업팀을 운영하는 셈이다.

그러나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창단된 총 176개의 실업팀 중 지자체 소속 40여개 팀이 예산부족 등으로 잇따라 해체된 것으로 집계됐다.

수원시의 경우 2014년 육상 등 6개팀을 해체한 데 이어 지난해 볼링, 사격 당구 등 4개 실업팀을 전격 해체했다.

인천시도 지난해에만 인천교통공사 궁도선수단 등 4개 실업팀을 전격 해체시켰다. 2014년 114억4609만원이던 인천시체육회 예산은 2015년 78억원으로 32% 삭감됐다.

대전시설관리공단도 지난해 정구실업팀을 4년 만에 해체하고 대전 유성구와 강원도 춘천시도 각각 태권도팀과 탁구팀을 일방적으로 해체했다.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충주 험멜FC는 연고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충주시가 지원하는 올해 보조금이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삭감됐기 때문이다. 헴멜이 연고지를 이전할 경우 지역 유소년 축구단 육성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 광주=장선욱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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