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적 부진 허덕이는 ‘두타면세점’ 어쩌나…

입력 2016-11-02 17:51 수정 2016-11-02 21:19
박서원 전무가 제안한 두타면세점 상징물. 두타면세점 제공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두타면세점’이 최근 책임자를 교체했다. 면세사업이 그룹의 새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초라한 성적표 탓에 두산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두타면세점을 총괄하던 이천우 유통부문 부사장이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과 AK플라자(애경그룹)를 거치며 패션업과 유통 경험을 쌓은 이 부사장은 면세점 브랜드 유치와 운영 안정화에 힘을 쏟았지만 매장을 오픈한 지 6개월도 안 돼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 부사장의 사표는 공식 처리되지 않았지만 곧 퇴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퇴사 배경에 대해 “내부 경영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면세사업은 두산그룹 동현수 사장이 직접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부사장 교체가 두타면세점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조치라고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하면서 새롭게 면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 20일 프리오픈한 두타면세점은 모델 송중기와 ‘국내 첫 심야 면세점’ 콘셉트를 내세우며 화제를 모았지만 매출 목표를 계속 하향 조정해 왔다. 프리오픈 당시 이 부사장은 면세점 특허 추가 신청 가능성도 내비쳤지만 지난달 두타면세점은 결국 특허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동대문에 문을 연 두타면세점이 생각보다 흥행하지 못하자 추가로 특허 경쟁에 뛰어드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타면세점은 ‘두산 4세’인 박서원 두산그룹 전무(박용만 회장 장남)가 자존심을 내걸고 운영하는 사업이다. 두타면세점은 동대문 상권에 맞춰 오전 2시까지 영업을 한다. 이 역시 박 전무의 아이디어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광고 전문가답게 부엉이 캐릭터를 적용해 면세점 상징물을 만들었고 핑크색을 적용하는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럼에도 3대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주요 브랜드 구성이 상대적으로 적고, 기존 사무실을 면세점으로 리뉴얼하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공개한 면세점 매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두타면세점 매출은 104억원, 영업이익은 160억원 적자를 기록해 비슷한 시기 개장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매출 218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일평균 매출 역시 지난달 말 기준 6억원으로 신세계면세점(21억원), 신라아이파크면세점(17억원), 갤러리아63면세점(10억원) 등 신규면세점 4곳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두타면세점 측은 “일평균 최고 매출이 14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