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은 한국”… 日고교의 ‘한국 사랑 41년’

입력 2016-11-03 00:00
일본 규슈고등학교 학생들이 2012년 수학여행으로 서울을 방문해 세종고등학교 학생들과 교류회를 갖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당시 명동 방문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일본의 한 고등학교가 41년째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오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福岡)의 규슈(九州)산업대학부속 규슈고등학교다.

한국관광공사는 규슈고 학생 271명이 오는 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에 수학여행을 온다고 2일 밝혔다. 1963년 개교한 이 학교는 10년 뒤인 73년 처음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왔다. 300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합치면 41년 동안 약 2만명이 한국을 다녀가게 된다. 91년에는 1050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2014년과 지난해에는 세월호 사고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한국이 아닌 일본 국내로 수학여행지를 변경했다. 학교는 한·일 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월 한국 교육부 장관 및 일본 문부과학대신 표창을 받았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규슈고 학생들은 국내 세종고등학교와 교류회를 통해 한국 청소년과 우애를 다진 뒤 경복궁, 민속박물관, 통일전망대 등을 견학하고 난타 공연 관람, 한국의집 문화체험 등을 한다. 관광공사는 학생들의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지원한다. 후쿠오카 지역 방송사인 RKB마이니치방송은 수학여행단을 취재해 일본 현지에서 특집방송을 방영할 예정이다.

규슈고는 1966년 수학여행을 실시하며 방문지로 외국을 선택했다. 해외에서 일본을 보고, 국제 감각을 키운다는 이유에서였다. 처음 6년간은 당시 미국령이었던 오키나와로 떠났다. 오키나와가 73년 일본에 반환되면서 새로운 해외 수학여행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후쿠오카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인 데다 2000년 이상 교류해 온 이웃나라이고, 훌륭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가라는 점이 고려됐다. 내년 11월에도 수학여행을 한국으로 오기로 이미 확정한 상태다.

규슈고의 장기간 한국 수학여행이 가능했던 데는 세종고등학교(옛 수도여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와의 교류회가 큰 역할을 했다. 또 판문점 견학 등을 통해 섬나라 일본 학생들이 국경선의 엄격함을 이해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 관광공사의 설명이다. 임용묵 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일본인은 한번 방한하면 그 이후에는 쉽게 한국을 찾게 돼 재방문율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청소년기에 한국을 방문하면 한국 관광시장의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