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선수시절 내내 FC 바르셀로나에서 뛰었고, 뒤이어 사령탑까지 지냈던 호셉 과르디올라(사진) 맨체스터시티(맨시티) 감독은 지난 10월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누로 원정를 떠났다가 망신을 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바르셀로나와의 3차전에서 0대 4로 참패한 것이다. 자신이 창안한 ‘티키타카(짧은 패스 위주의 점유율 축구)에 무너진 과르디올라는 설욕을 다짐했다. 홈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약점을 파고든 과르디올라는 낙승을 거두고 활짝 웃었다.
맨시티는 2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C조 4차전서 바르셀로나를 3대 1로 꺾었다. 2골을 몰아친 일카이 귄도안의 활약이 돋보였다.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한 맨시티는 조 2위를 지켰다. 조 선두 바르셀로나는 3연승 뒤 첫 패배를 당했다.
경기 전 맨시티의 승리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최근 5연패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초반 티키타카로 볼 점유율을 높였다. 과르디올라의 지략은 전반 21분 바르셀로나 골잡이 리오넬 메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맨시티 선수들에게 바르셀로나의 MSN 라인(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을 압박하도록 지시했다. MSN 라인이 주춤하는 동안 맨시티는 전반 39분 권도간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1-1로 비긴채 시작된 후반. 점유율을 높여 간 맨시티는 후반 6분 세트피스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이어 후반 29분엔 권도간의 쐐기골로 승기를 잡았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의 ‘중원 사령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무릎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한 상황을 주목했다. 그는 귄도안이 중원 장악 능력이 뛰어나고 공격에 적극적이라는 강점을 살려 전진 배치시켰다. 그리고 중원을 더욱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 후반 14분 페르난지뉴를 빼고 측면 수비수인 페르난두를 중앙 미드필더로 내보냈다. 허리 싸움에서 밀린 바르셀로나는 맨시티를 꺾을 재간이 없었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은 경기 후 “맨시티 압박에 티키타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볼을 지키지 못한 게 패인”이라며 과르디올라의 전술을 칭찬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과르디올라 복수… 홈서 친정팀 바르셀로나 격파
입력 2016-11-02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