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은 전쟁의 연속입니다. 학창시절에는 입시전쟁, 청년시절 취업전쟁,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승진전쟁 등 끊임없이 상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전쟁터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백병전과도 같습니다. 날마다 상처입고 혈흔이 낭자한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집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인생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 것일까요. 탐욕은 전쟁을 일으키는 본질적 원인입니다. 내가 남보다 무언가를 더 가지려는 욕심이 자신을 힘들게 합니다.
사사기에 보면 19장부터 21장까지 무려 세 장에 걸쳐 지면을 할애하면서 기록해놓은 전쟁이 있습니다. ‘베냐민 전쟁’입니다. 이 전쟁을 마지막으로 사사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데 여기에는 사사기 저자 나름의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한 인간의 탐욕이 부르는 참혹한 전쟁의 결과에 대해서, 그리고 그 가운데 용서와 기회를 베푸시는 하나님에 대해서 사사기 저자는 계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베냐민 지파의 몇몇 불량배들이 나그네로 찾아온 레위인과 첩에게 성적인 요구를 하였습니다. 첩은 밤새 윤간을 당하며 이튿날 새벽 죽은 채로 발견됐고 이에 분노한 레위인은 첩의 시신을 12덩이로 나누어 이스라엘 전역에 보내 고발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베냐민 지파에게 불량배들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지만 베냐민 지파는 이를 거부하고 오히려 연합군을 상대로 전쟁준비를 했습니다. 분노한 이스라엘 연합군도 40만 대군을 일으켜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결국 베냐민 지파에는 오직 600명의 남자만 남게 되는 참혹한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간략히 기록해놓고 보니 전쟁이 일어난 이유가 명확해집니다. 불량배들의 ‘성적 탐욕’ 때문이었습니다. 소수 불량배의 탐욕으로 한 여인이 죽게 됐고, 여기에 40만 군사가 참여하고 2만여명의 베냐민 지파 구성원이 몰살당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한 여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한 지파 전체로 연결된 것입니다.
우리들이 사는 세상도 사사시대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세상에는 차가운 전쟁의 소식과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탐욕이라는 죄악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사회와 민족뿐 아니라 우리 개개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정사, 경제문제, 인간관계 문제로 인해 우리 가운데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이 있을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로마서 1장 29절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곧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요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이 가득한 자요 수군수군하는 자요.” 탐욕은 우리를 평화의 삶으로 절대 인도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탐욕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가 가진 물질의 근원이 하나님이란 사실을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탐욕을 내려놓고 영적 유산, 믿음과 소망 사랑에 대한 열망만 가득 채웠으면 합니다. 탐욕을 내려놓을 때 오히려 가장 가치 있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유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날마다 들려오는 폭력, 착취 등 어두운 소식들을 접하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내가 내려놓아야 할 탐욕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내려놓기로 결단함으로써 세상이 선사하는 전쟁터가 아닌 주님께서 예비하신 평화의 터를 경험하는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유성택 목사 (서울 대흥교회)
◇약력=△총신대 신대원 졸업 △서울 충현교회·사랑의교회 부목사, 기독교문화사역단체 '아이뮤직' 대표 역임
정리=이사야 기자
[오늘의 설교] 전쟁은 탐욕에서 시작
입력 2016-11-02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