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 클럽에 진입한 한미약품을 비롯한 녹십자, 유한양행 등 이른바 국내 빅3 제약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잇따른 신약 개발에 투입된 연구개발비 증가, 광고비 증가 등을 이유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출은 2197억원으로 18.1%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6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357억원, 매출은 2684억원이었지만, 올 3분기에는 저조한 실적을 보인 것이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요인으로는 연구개발비 증가 요인 외에도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폐암 신약 올무티닙의 기술수출과 관련해 계약금 5000만 달러(약 600억원)을 지난해 3분기에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베링거인겔하임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수출료) 매출이 발생하지 않게 됐다. 또한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도 약가인하 정책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어든 2억5533만 위안(약 429억원)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그나마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고혈압 및 고지혈증 복합제 로벨리토,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한미탐스 등의 매출은 늘었다. 다만 로슈의 자회사인 미국 제넨텍과 체결한 표적항암제 기술수출의 계약금이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더불어 한미약품 공시지연 의혹 등으로 인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유한양행 역시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했다. 회사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었다. 매출액은 359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고 당기순익은 4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4% 감소했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신약 개발에 따른 연구개발(R&D) 지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올 3분기 연구개발비에 지난해 같은 기간(196억원)보다 13.8% 늘어난 223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 들어 신약개발에 따른 연구개발비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비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하락했다”며 “앞으로도 R&D에 투입되는 비용은 계속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한양행은 기술 수출을 추진하던 퇴행성 디스크 치료 신약개발 중단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반면 녹십자는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줄었으나,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45억86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275억7800만원으로 11.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29억2700만원으로 60.4% 줄었다. 녹십자는 창사 이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녹십자의 3분기 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와 전문의약품 실적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난 815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문의약품 매출도 6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빅3 제약사를 비롯해 주요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에 많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는데, 좋은 성과로 도출하는 확률이 적어 제약업계도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한 추가적인 사업분야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윤형 기자
한미약품 무려 61% 곤두박질… 신약개발 연구비·광고비 상승
입력 2016-11-06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