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섬을 모두 반환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1950년대에 밝힌 2개 섬 반환 선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1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마트비옌코 의장은 “쿠릴열도 중 하보마이, 시코탄 2개섬을 먼저 일본에 넘겨준다는 내용의 1956년 일·소 공동 선언은 현재도 유효하다”며 “(공동 선언은) 양국 간 관계의 기본이 되는 주요 법적 문서”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계 서열 3위인 상원의장을 6년째 맡고 있는 마트비옌코 의장은 다음달 푸틴 대통령의 방일 일정 조정차 지난 31일부터 일본에 머물고 있다.
마트비옌코는 “나머지 두개 섬인 에토로후, 쿠나시리는 협의 대상에서 제외해 2개섬만 넘겨주는 것으로 결론지어야 한다”며 4개섬 전부 반환은 어렵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파트너로서 일본의 현실주의가 필요하다”며 “4개섬에 대한 주권과 관할권을 일본에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은 러시아 지도부뿐만 아니라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마트비옌코가 푸틴 방일에 앞서 일본 측의 기대치를 낮추려고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과의 경제협력이 먼저라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마트비옌코는 “경제와 안보 등 폭넓은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태평양 전쟁 후 러시아로 넘어간 쿠릴 열도를 두고 양국은 50여년간 영유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은 단계적으로 4개섬을 모두 돌려받는다는 입장인 반면 러시아는 2개섬 우선 반환을 고수해왔다.
최예슬 기자
“쿠릴열도 2개섬 반환 선언 유효” 푸틴 측근, 日 4개섬 반환 요구 거절
입력 2016-11-01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