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 다가오는데… 연금저축 챙기셨어요?

입력 2016-11-02 19:07



찬 바람이 불면? 알뜰한 직장인은 연말정산을 떠올린다. 대표적인 연말정산 상품이 연금저축이다. 말 그대로 저축을 해서 55세 이후에 따박따박 연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노후 대비도 하고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보험사, 은행, 자산운용사와 우체국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어디서 가입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크게 다르다. 일단 가입하면 10년 이상 꾸준히 저축을 해야 세금혜택을 이어갈 수 있고, 55세 이후 연금을 받기 시작할 나이를 정하면 5년 이상 연금 형태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제 상황과 금융회사의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

왜 연금저축인가

세액공제 때문에 연금저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연금저축을 1년간 400만원을 꽉 채워 납입했다면, 52만8000원(13.2%)의 세금을 돌려 받는다. 같은 금액을 시중은행에 저축한다면 연간 이자가 세후 8만원에도 못 미친다. 어지간한 수익률보다 세액공제를 받는게 훨씬 쏠쏠하다.

개인적으로 더 저축을 해서 노후를 대비할 때 챙겨야 할 상품이 첫째 퇴직연금, 둘째 연금저축이다. 퇴직연금은 퇴직금과 연계되는 상품이고, 연금저축은 선택사항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세액공제를 감안하면 어떤 금융상품보다 낫다. 대신 연금을 받을 때 수령액의 3.3%(만 80살 이상)∼5.5%(만 55살 이상 70살 미만)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10년 내에 중도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 받은 것 이상으로 납입액의 22%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어디서 가입할까?

연금저축은 형태가 다양하다. 증권사에선 자산운용사의 펀드로 구성된 연금저축을 판매하고, 은행은 신탁, 보험사는 연금저축보험 형태로 판다. 은행에서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이나 펀드에 가입할수도 있다. 세액공제 혜택은 똑같지만, 펀드냐 신탁이냐 보험이냐에 따라 상품 구성은 차이가 많아 형편이나 투자성향에 따라 잘 골라야 한다.

펀드는 주식투자처럼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대신 위험성도 높다.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은 주로 채권에 투자한다. 펀드처럼 실제 수익률에 따라 향후 연금지급액이 결정되지만, 은행 저축처럼 원금이 보장된다.

은행·증권사의 연금저축은 매달 저축할 금액을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 보험사에서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면 매달 일정액을 납부해야 한다. 대신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은 기한 없이 살아있는 동안 계속 연금이 지급된다는 점이 강점이다. 보험사의 특약에 추가로 가입하면 질병이나 사고 등에 대비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은 또 최저보증이율이 정해져 있어서 최소한의 수익률이 보장된다.

온라인 연금저축보험 유의점

연금저축 가입자의 절반이 보험을 선택했다. 보험설계사나 은행의 방카슈랑스를 통해 가장 적극적으로 영업을 한다.

보험사의 연금저축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초기 수수료가 높다는 약점이 있다. 펀드나 신탁은 전체 납입액의 일정액을 매년 수수료로 챙겨가지만, 보험사는 초기에 사업료라는 명목으로 많게는 10%가 넘는 수수료를 뗀다. 연금저축보험의 실제 수익률이 은행의 신탁보다 낮은 이유다.

이런 단점을 극복할 방법이 있다. 온라인으로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면, 은행창구나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때보다 사업료가 훨씬 적다. ‘보험다모아(e-insmarket.or.kr)'에 들어가면 비교해볼 수 있는데, 납입보험료 대비 해지환급금을 살펴보면 사업료가 적은 곳을 가늠할 수 있다.(표 참조). 또 이름이 비슷한 연금보험과 혼동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변액보험 형태로 많이 가입하는 연금보험은 소득공제가 되지 않고, 10년 이상 가입할 경우 이자나 수익에 비과세가 적용된다.

남들은 어떻게 하나

인터넷 전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지난 3년간 연금저축보험 가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46.6%로 가장 많았다. 연금저축 납입 보험료는 월 10만원대가 39.4%로 가장 많았고, 20만원대가 21.3%, 30만원대가 20.8%였다.

연금개시 나이는 60세가 39.4%로 가장 많았고, 65세가 30.6%, 55세가 11.8%, 56세가 9.4% 순이었다. 직장인의 일반적인 정년퇴직 연령인 60세와 국민연금 지급 개시 시점인 65세 사이의 시간에 연금저축을 활용하려는 이들이 많았다.

연금 수령 방식은 10명 중 7명꼴로 종신연금형이 많았다. 종신연금형과 확정연금형을 섞은 혼합형은 4.7%가 선택했다. 종신연금형은 사망할 때가지 연금을 수령하는 형태다. 혼합형은 일정연령 이후에는 연금 지급액이 줄어드는 형태다.

글=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