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6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V20 판매가 본격화하는 4분기가 LG전자 스마트폰 미래의 큰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436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율은 17.3%로 가장 안 좋았다. LG전자는 6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악화되는 분위기다. G4, V10, G5 등 지난해부터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이 계속되는 탓이다.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MC사업본부 사업구조 개선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수익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인력구조, 비용감축 등을 포함해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든 방안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LG전자의 전략에 일관성이 없어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례로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G5에서 도입한 모듈 방식을 후속작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모듈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LG전자가 내년에 나올 G6에도 같은 규격의 모듈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상반기 출시 예정이었던 모바일 결제 서비스 LG페이도 차일피일 미뤄지다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분위기다. LG페이는 여러 장의 신용카드 정보를 한 장의 카드에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쓰는 ‘화이트카드’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하고 삼성페이와 같은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프리미엄 폰을 줄이고 보급형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따라잡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노트7 사용자가 V20로 교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국 화웨이가 프리미엄 폰인 P9 국내 판매를 본격화하면 LG전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LG전자는 V20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V20의 하루 판매량은 5000대 이상으로 전작인 V10보다 높은 수준이다. 음질과 카메라를 강조한 V20는 기본기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특히 LG전자가 전통적으로 강세인 북미시장에서 판매를 본격화했기 때문에 4분기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V20가 시장에 안착한다면 4분기에 흑자 전환까지는 어렵겠지만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LG전자엔 성공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LG 스마트폰 어디로 가나
입력 2016-11-02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