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회장 “대우조선 3조 자본 확충”

입력 2016-11-02 00:00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에 3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1조6000억원 이상의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수출입은행도 1조원 이상 대출을 영구채로 바꾸는 방안을 내부 조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된 4조2000억원 지원에 더해 돈을 더 투입하는 것은 아니며, 재무 개선으로 대우조선을 자본잠식 상태에서 건져 다시 물에 띄우겠다는 그림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간담회를 열고 “수은과 자본 확충 관련 큰 틀에서 합의를 봤다”며 “산은은 1조6000억원 이상을 출자전환할 예정이며 수출입은행은 영구채 인수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의사결정 절차 진행을 이유로 구체적 금액과 분담 비율을 밝히지 않았지만 총 규모는 3조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자본 확충은 대우조선의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한 선택이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을 지금 정리하면 더 큰 사회적 비용이 초래된다”며 “금융 지원을 통한 소프트랜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출자전환을 하면 부채로 분류되는 대출이 자본인 주식으로 바뀐다. 채권단은 대우조선이 정상화되면 이익을 남길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돈을 모두 날리게 된다. 수은은 이에 출자전환에 난색을 표시해 왔다. 어쩔 수 없이 대출채권보다 순위가 밀리지만 주식보다는 안전한 영구채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영구채는 만기가 없는 자본증권이고, 대출보다 이자가 높다.

자본 확충은 서별관회의의 지원금 4조2000억원을 벗어나지 않는 규모에서 정할 계획이라고 채권단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출채권을 주식이나 영구채로 바꾸는 것일 뿐 추가 유동성 공급은 아니다”고 말했다. 4조2000억원 중 산은 분담금은 2조6000억원, 수은 분담금은 1조6000억원이었다. 산은은 이 중 2조원을 자본 확충에 쓰려고 했다. 산은이 출자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1조6000억원이 이 범위에 들어간다. 수은은 1조6000억원을 대출에만 쓰려고 했었고, 현재 1조1000억원을 대출한 상태다. 영구채 전환 역시 이 범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28일 매매거래 정지 중인 대우조선을 코스피200 구성 종목에서 제외했다.












우성규 나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