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 좋은 두 갤러리가 주목한 작가 누구일까

입력 2016-11-02 17:37 수정 2016-11-03 00:38
한진 작가의 작품 ‘아득한 울림 #2’. 캔버스에 유채. 2016년작. 아트스페이스 풀 제공
염중호 작가의 작품. ‘괴물의 돌’. 피그먼트 프린트 사진. 2011년작. 원앤제이 갤러리 제공
어떤 작가가 좋은 작가일까. 유명작가가 아닌 한창 성장 중인 작가를 일반 사람이 감별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럴 땐 좋은 갤러리에 의지하는 것이 방법이다. 대안공간 스페이스 풀, 원앤제이 갤러리는 작가들 사이에서 안목이 좋다는 평판을 듣는 곳 중 하나다.

서울 종로구 세검정로 스페이스 풀(이성희 디렉터)은 1999년 설립된 1세대 대안공간이다. 큐레이터 작가 등으로 구성된 5명의 기획 자문위원을 두고 있어 작가 추천의 다양성을 담보하고 있다. 2016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믹스라이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등이 이곳에서 집중적으로 전시를 했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 원앤제이갤러리(박원재 대표)는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더 활발히 활동한다. 중견 화랑으로는 드물게 홍콩 바젤, 미국 마이애미 바젤, 영국 프리즈 아트페어, 뉴욕 아모리쇼 등 주요 아트페어에 매년 꾸준히 나가며 작가를 마케팅하고 있다. 지난해 에르메스상을 받은 장민승씨 작가가 이곳을 거쳐 왔다.

현재 이들이 주목한 작가들은 누구일까. 가정집을 개조한 아트스페이스 풀에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청년 작가 한진(37)씨의 ‘백색소음(화이트노이즈)’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중인 30여점의 회화, 드로잉 등은 풍경화다. 그런데 낯설다. 구체적인 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 즉 심상의 풍경을 담았다. 사람의 이미지는 없는 무성한 수풀, 그것도 나이프로 물감을 신경질적으로 긁어낸 표면, 때로는 일부러 물감을 흘린 자욱으로 완성한 풍경에서는 현대를 살아가는 불안과 공포가 읽힌다. 전시는 13일까지(02-396-4805).

원앤제이 갤러리에서는 파리에서 활동 중인 염중호(51) 작가의 개인전 ‘괴물의 돌’이 열리고 있다. 1, 2층 공간에 사진 설치 영상이 뒤섞여 펼쳐져 있는데 관통하는 주제는 한마디로 ‘돌의 인문학’이다. 아마추어 수석 수집가들의 수석전(展) 전시 서문을 패러디한 문장을 돌가루로 써서 붙여 놓은 것도 있다. 김유신이 화랑 시절 고된 수련 끝에 바위를 깼다는 영웅 만들기 신화를 비웃는 영상, 서민 연립 주택의 난간에 쓰였다가 버려진 그리스의 도리아식 기둥의 복제품 등이 돌에 투사된 인간의 욕망을 보여준다. 11일까지(02-745-1644).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