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예산’ 2017년 예산안 기준 4200억

입력 2016-11-02 00:01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뿐만 아니라 국무회의 발언자료도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료를 들어 보이고 있다.뉴시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문제사업 예산이 2017년 예산안 기준 4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의원들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공개한 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이 전액 삭감 대상으로 꼽은 건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이다. 이 사업은 최순실씨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CF감독 차은택씨가 기획·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부 항목을 보면 문화창조벤처단지 구축·운영 예산은 올해 390억4000만원에서 내년도 554억7600만원으로 164억원가량 늘었다. 올해 예산에는 없던 문화창조융합벨트 글로벌 허브화, 지역거점형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 등 4개 사업엔 약 318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또 차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케이스타일(K-style) 허브’ 구축 예산은 당초 2015년 26억원으로 편성됐다가 171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올해 구축이 완료됐는데도 운영관리비로만 내년 예산안에 12억8500만원이 반영됐다.

박근혜 대통령 해외 문화행사 예산도 대폭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방 계기 문화 행사는 올해 10억원에서 내년도 18억원으로, 수교 계기 문화행사는 17억9900만원에서 27억7300만원이 됐다.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행사를 총괄한 플레이그라운드 대표는 차씨 측근인 김홍탁씨다. 재외 한국문화원 운영 예산도 올해 673억2400만원에서 내년 979억6900만원으로 늘었다. 여기엔 한식 한복 등 케이컬처(K-Culture) 체험관 운영, 한국문화가 있는 날 등 대표적인 ‘최순실표 예산’이 포진해 있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이 참여해 졸속 추진됐다는 의혹을 산 코리아에이드(Korea Aid) 사업 역시 확대 편성됐다. 코리아에이드는 박 대통령의 지난 5월 아프리카 순방에 맞춰 시작된 개발협력 사업이다. 현 정부 국정 기조인 창조경제 관련 예산도 올해 862억8800만원에서 내년 1426억9500만원으로 65.4% 늘었다.

최씨의 조카인 장시호씨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역시 국민의당이 눈여겨보고 있는 대목이다. 해당 센터는 지난해 6월 설립된 신설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와 올해 이례적으로 총 6억7000만원을 지원한 상태다. 여기에 내년도 예산안에 ‘한국동계스포츠 육성’을 명목으로 17억2000만원이 편성돼 있어 국민의당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우회 지원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