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마르틴 루터가 오늘날의 교회를 관찰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소리칠 것입니다. 새로운 종교개혁 없이도 여러분은 꾸밈없이 서로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499년 전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마르틴 루터의 나라 독일에서 태어난 폴커 티테만(재한독일교회) 목사가 외쳤다. 지난 30일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장 김철환 목사)가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국제루터교회에서 개최한 ‘종교개혁 499주년 기념 한·독 연합예배’에서다.
티테만 목사는 ‘종교개혁의 날’(롬 3:21∼28)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서로 화목하고 양보하고 나누는 것을 배우라”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 이것은 지금 즉시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굳이 개혁이나 신앙운동이 아니더라도 성도 스스로 삶 속에서 ‘성서로 돌아가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티테만 목사는 “루터 시대의 가톨릭교회는 선한 행위나 돈을 통해 하나님이 죄를 용서하시게 할 수 있다고 설교했는데 이런 오해는 오늘날에도 널리 퍼져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하나님 앞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두려움을 갖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확실히 믿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자유하며 오직 양심과 하나님 앞에서만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그의 메시지엔 한국교회에 대한 안타까움도 묻어있었다. “왜 여러분의 교회에는 아직도 위계질서와 심각한 불평등이 있습니까. 왜 목사에게 그렇게 많은 권력이 있습니까. 왜 교회에서 여성들이 여전히 불평등한 대우를 받습니까.”
그는 499년 전 루터가 강조했던 것처럼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압박과 부자유하게 하는 것들로부터 여러분을 자유롭게 하십시오. 마지막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여러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입니다.”
이날 김철환 총회장은 “한국교회를 통해 사랑과 진리의 역사가 온 세상에 선포되도록 도와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루터회 측은 “개혁의 요구에 직면한 한국교회가 루터의 개혁정신을 되새기는 500주년 기념행사를 모든 교단과 교회가 함께하는 연합행사로 치르자”고 한국교회에 제안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루터가 지금 교회를 본다면… 서로 사랑하라 외칠 것”
입력 2016-11-01 21:08